기발한 조어로 본 2013년 세계 프로골프계…박인비·제임스 한·타이거 우즈 등 유행어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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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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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윈비’…‘미스터 29’… 한남 스타일’…‘고 마니아’…‘트리 아이언’…‘타이거 룰’…‘스파이더 우먼’ 등 만발

재미교포 제임스 한이 피닉스오픈 4라운드 16번홀(파3)에서 갤러리들에게 모자를 선사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말춤을 추어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유행어나 조어(造語)는 그 시대의 반사경이다. 올해 세계 프로골프계를 풍미한 말(유행어)을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한국(계) 선수와 관련된 것도 눈에 띈다. 한국골프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얘기일까.

 ▲윈비(Winbee)·인비 슬램(Inbee-Slam)= 올 상반기 박인비(KB금융그룹)가 세계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에서 3연승을 거두자 외신들이 ‘이기는 벌’이라고 빗대어 표현한 말. 어떤 이는 박인비가 시즌 5개 메이저대회 중 4개를 석권할 경우엔 그랜드 슬램이 아니고 ‘인비 슬램’이라고 주장함. 타이거 우즈가 2000년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PGA챔피언십과 2001년 마스터스에서 연속 우승한 것을 ‘타이거 슬램’이라고 한데서 따온 것임.

 ▲미스터 29(Mr.29)·미스터 60(Mr.60)= ‘미스터 29’는 로코 미디에이트가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쇼채리티클래식 1,2라운드 후반에 잇따라 29타(7언더파)를 기록하자 붙여진 말. 필 미켈슨은 미국PGA투어 피닉스오픈 첫날 11언더파 60타를 기록했고 그에게 ‘미스터 60’이라는 호칭이 붙었다. 미켈슨은 당시 4개의 파3홀을 모두 버디로 장식하는 등 보기없이 버디만 11개 잡고 라운드를 마쳤는데 ‘사막의(Desert) 드라마’라는 표현도 나왔다.

 ▲한남(HAHN-NAM) 스타일=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미PGA투어 피닉스오픈 4라운드 때 축구장같은 홀로 유명한 TPC스코츠데일 16번홀(길이 162야드)에서 버디를 잡은 후 갤러리들에게 팬서비스를 했다. 당시 유행하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따라 말춤을 추었던 것. 이를 두고 한 외신은 그의 성을 따 ‘한남 스타일’이라고 적었다.

 ▲고 마니아(KO-Mania)= 뉴질랜드 교포 고보경(16·리디아 고)은 연초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뉴질랜드여자오픈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데 이어 그 다음주 열린 미국LPGA투어 시즌 개막전 호주여자오픈에서도 선전했다. 그는 초반 청야니, 미셸 위(나이키)와 함께 동반플레이했고, 최종일에는 챔피언조에서 신지애(미래에셋)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신지애 우승, 고보경 3위. 이때 고보경을 따라다니며 응원하는 팬들을 ‘타이거 마니아’에 빗대 ‘고 마니아’라고 불렀다.

 ▲트리(Tree) 아이언= 3월 미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10번홀(파4) 티샷이 4.5m 높이의 나무 줄기 사이에 멈췄다. 가르시아는 나무에 올라가 아이언을 거꾸로 잡은 후 백핸드로 샷, 볼을 30m가량 보냈다. 그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였고, 그는 12번홀을 마친 후 폭풍우로 대회가 중단되자 기권했다. 타잔처럼 나무에 올라간 그가 사용한 클럽을 ‘트리 아이언’으로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타이거 룰= 마스터스 2라운드 15번홀에서 우즈는 엉뚱한 곳에 드롭했다. 그 사실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에 드러났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같으면 실격감이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에서는 우즈에게 ‘오소 플레이’에 대한 2벌타를 부과하는데 그쳤다. 그러자 ‘골프 황제’에게만 편파적인 규칙적용을 했다 하여 ‘타이거 룰’이라고 비꼰 매체가 있었다. 혹자는 이를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해 ‘타이거 드롭게이트’라고도 했다.

 ▲스파이더(Spider) 우먼= 연초 미LPGA투어 호주여자오픈 예선전에 나간 다니엘라 홀름크비스트는 러프에서 샷을 한 후 토종 독거미에게 발목을 물렸다. 그가 응급처치를 한 후 나머지 14개홀 플레이를 강행하자 ‘스파이더 우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거미의 독 탓인지 74타를 친끝에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서커스 샷= 태국의 키라데크 아피반랏은 11월 호주 로열멜버른GC에서 열린 월드컵골프대회 2라운드 11번홀(길이 304m)에서 보기드문 샷을 구사했다. 장타자인 그의 티샷이 그린앞까지 갔다. 홀은 그린 뒤편에 꽂혔고 그린 너머는 언덕이었다. 그는 볼을 강하게 굴려쳤다. 볼은 깃대를 훨씬 지나 그린 뒤쪽 언덕까지 가더니 그린쪽으로 10m가량 되굴러 홀옆 90㎝지점에 붙었다. 스코어는 버디. 아시아골프의 기대주로 떠오른 그의 이 샷을 한 외신은 ‘서커스 샷’이라고 표현했다. 우리 식으로 하면 '창의적인 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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