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S, 뇌 수술 위치 짚어주는 신개념 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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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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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책임연구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팀이 뇌전증(간질), 뇌종양, 뇌졸중 환자들을 위해 뇌 수술 위치를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신개념 장치를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생체신호센터 김기웅 박사팀과 로말리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뇌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원자 자력계 기반 뇌자도 장치를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같은 방식으로 뇌의 기능을 측정하는 기존 장치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측정센서의 냉각을 위해 비싼 액체헬륨을 냉매로 사용하지 않아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뇌자도 장치는 뇌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자기장을 초전도 양자 간섭 소자인 스퀴드 센서로 측정해 뇌질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비접촉. 비침습 방식으로 제작돼 간단하게 검사를 마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뇌자도 장치는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 2곳에만 설치돼 있다.

보급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뇌자도 장치에서 쓰이는 스퀴드의 냉각을 위해 희소성이 높은 고가 액체헬륨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뇌자도란 뇌 전체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측정해 뇌 상태에 대한 전체적인 지도를 그리는 측정 기술이다.

뇌에 질환이 있을 경우 특정 부분에서 평소와 다른 자기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뇌자도는 뇌전증 수술부위 판단, 뇌종양 수술 전 기능 부위 보존, 치매 진단, 뇌졸중, 정신분열증 진단 등 의료적 활용뿐만 아니라 언어심리학, 교육심리학, 뉴로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스퀴드 대신 초고감도 원자 자력계를 이용한다.

원자 자력계에서는 금속원자 증기에 레이저를 비춰 자화시키면서 뇌에서 자기장이 발생하면 금속원자의 자화 방향이 회전하게 되는데 이 회전정도를 측정하면 뇌기능을 매핑할 수 있다.

평소와 다르게 뇌 기능에 이상이 있을 경우 나타나는 변화를 비교하면 문제가 발생한 위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

원자 자력계는 이미 1960년대에 개발돼 지구자기장 측정, 인공위성 자기장 센서 등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감도가 스퀴드 센서에 비해 낮았다.

연구팀은 외부 자기장을 낮추고 원자 증기압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스퀴드와 필적하는 감도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한·미 공동연구팀이 뇌의 청각유발 자기장 신호를 이번에 개발한 초고감도 원자 자력계로 측정한 결과 자기장의 분포로부터 뇌신경 활동의 위치를 정확히 찾는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뇌 과학 분야 저명한 저널인 뉴로이미지에 내년 상반기 게재될 예정이다.

KRISS 김기웅 박사는 “뇌자도는 뇌기능을 가장 정확하고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장비와 액체헬륨 소모 때문에 이용이 어려웠다”며 “그 단점을 보완한 원자 자력계 뇌자도 장치는 치료가 어려웠던 뇌질환에 대한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뇌의 신비를 푸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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