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본회의…남아 있는 법안은?

이자제한법·소득세율 최고구간 인하 등 줄줄이 대기 중
핵심법안은 여전히 불투명…‘패키지 딜’ 성사 여부 관심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여야가 29일 올해 마지막 본회의(30일)를 앞두고도 대치 전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일부 법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오전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금전대차계약의 최고이자율을 현행 연 30%에서 연 25%까지 낮춰 영세자영업자와 저소득 서민층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내용의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당초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최고이자율을 20%까지 낮추는 개정안을 제시했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거부해 법안 처리가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수정 제안한 ‘25%안’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법채권추심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아동학대 사망사건 시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국회 상임위 심사를 거쳐 통과될 가능성이 있는 일부 법안도 있다.

정무위원회는 소위원회에서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으로 알려진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심사키로 했다.

기획재정위 산하 조세소위원회도 소득세 최고세율 과세표준을 현행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민주당 이용섭 의원 안) 내지 ‘2억원 초과’(새누리당 나성린 의원 안)로 낮추는 내용을 놓고 협상 중이다.

조세소위는 법인세 과표 1000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현행 16%에서 17%로 1%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내용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여야가 지난 2011년 말 최고세율을 당시 35%에서 38%로 올리면서 이 세율을 적용하는 ‘3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는 이른바 ‘한국판 버핏세’를 도입한 지 2년 만의 소득세 체계 개편이다.

특히 이 경우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첫 ‘부자증세’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세법 논의 과정에서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 법안이 상당 부분 후퇴하는 바람에 정부가 짠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3000억~4000억원 가량 ‘구멍’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법안들도 상당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데이터베이스산업진흥법 등 280여개 법안의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무위에서는 금융기관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쌀 목표 가격 인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인상을 요구하는 야당과 인상 불가를 선언한 정부 여당 간 이견이 큰 상태다.

산업통상자원위 법안소위에는 새누리당이 중점추진 법안으로 지정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으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도 학교 비정규직 보호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연말까지 여야가 지루한 힘겨루기를 벌이는 상황에서 ‘패키지 딜’(일괄 타결) 만이 해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 법안을 양보하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서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는 내용이 패키지 딜의 핵심이다.

민주당도 예산안 처리에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을 피하는 대신 국정원 개혁 법안에서 실리를 얻을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두 가지 사안의 연계 처리를 시사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제1야당 대표를 만나 약속하고 여야 지도부 4자회담에서 합의한 최소한의 국정원 개혁안조차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국정원의 전면 개혁과 특검 도입을 위해 모든 당력을 총동원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