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극한 대치로 '국회 마비'…첫 분리국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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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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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세월호법 정국이 여야 간 극한 대치 국면으로 결국 마비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제안을 새누리당이 거부하자 총력 투쟁을 선언하고 국회 예결위장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법 교착에 따른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낮과 밤 두 차례, 장장 7시간30분에 걸쳐 마라톤 의원총회를 개최한 뒤 "3자협의체를 통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강력하게 투쟁하기로 결의했다"고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 의총 종료 후부터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 국회 예결위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어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투쟁방식도 공개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농성장인 예결위장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국회 안팎에서 대여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또 분리국감 법안과 민생법안을 세월호법과 분리해서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부키로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낮 의총에서 3자협의체 구성 제안과 관련, "오늘까지가 (답변) 시한"이라면서 "새누리당이 거절하면 강도 높은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며 대여 전면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3자협의체 구성을 끝내 거부하자 이날 밤 다시 의총을 속개해 대여 강경투쟁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댓글 의혹 사건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무단공개를 비판하며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치고 투쟁한 지 약 1년 만에 다시 '거리 정치'를 하게 됐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3자협의체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여당 몫 위원 2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한 지난 19일 재협상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3자협의체에 대해 "기존 논의구도를 바꾸자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입법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를 논의의 한 축으로 한다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재협상안이) 의총에서 추인이 유보된 것에 대해 야당이 사과해야지 논의구도를 바꾸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 등 유가족 대표 5명과 면담을 가졌지만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기소권 부여나 3자협의체 구성 문제 등에 대해 '불가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완구 원내대표는 27일 유가족 대표들과 다시 면담을 갖고 세월호법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 대치 국면으로 8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은 사실상 올스톱됐으며 극적 타결이 없는 한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도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26일로 예정된 국정감사 분리실시도 무산됐다. 국정감사 분리실시를 위해서는 이날까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해야 했지만 여야는 이날 본회의 자체를 열지 못했다.

여야는 당초 올해 처음으로 국감을 두 차례(8월 26일∼9월 4일, 10월 1∼10일) 나눠 실시하기로 합의했지만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예년처럼 정기국회 때 몰아서 한번에 국감을 하게 됐다.

세월호법을 둘러싼 파행정국이 계속되면서 이달 말이 법정시한인 '2013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도 9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말이 시한인 세월호 국정특위도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종료될 위기에 처해 있고, 시급한 경제살리기 등 민생법안 처리에도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

파행 정국이 9월 정기국회까지 계속되면 부실 국감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졸속심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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