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글로벌 본사 쇼핑 중... 제2, 제3 휠라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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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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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의 글로벌 기업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년간 고속 성장을 이어온 덕분에 실탄도 두둑한 상태다.  

과거에는 주로 국내 영업권이나 아시아 지역 상표권을 인수하는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예 해외 패션기업과 손잡고 현지시장을 공략하거나 글로벌 아웃도어 본사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등 '통 큰'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블랙야크·K2코리아 등 국내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최근 해외 유명 브랜드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최근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아웃도어리서치 본사 80%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아웃도어리서치는 심플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장갑·모자 등이 특히 유명하다. 그동안 국내 영업은 에코로바가 담당하고 있었다.

영원무역 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라이프스타일 영역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성 회장은 지난해 7월에도 스위스 자전거 업체인 스캇 코퍼레이션의 지분 20%을 인수하고 자전거 및 의류공동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상표권 문제로 해외 진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정영훈 K2코리아 대표는 중국에서 패션사업 노하우를 갖춘 아비스타와 손잡고 내년부터 중국 패션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최근 디샹그룹이 대주주인 아비스타 지분 가운데 80만주(5.23%)를 매입했다. 정 대표가 36만주(2.35%), K2코리아가 44만주(2.88%)를 사들였다.

아비스타는 본래 BNX·탱커스 등을 보유한 국내 패션업체였다. 하지만 2012년 중국 디샹그룹에 인수된 뒤 지난해부터 디샹-아비스타를 설립하고 본격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K2코리아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미국 스키제조업체 K2와 동일한 상표권 문제로 아직까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2가 보유한 아이더도 프랑스 본사에서 국내 영업권만 인수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불가능한 상태다.  

블랙야크도 미국 글로벌 아웃도어 기업 인수를 올 연말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강태선 회장의 지시에 따라 아웃도어 의류와 스키·자전거 용품 등 모든 스포츠 영역을 아우르는 미국 패션업체 지분 100%를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스위스 명품 스키웨어 브랜드 마운틴포스의 국내 사업권도 따냈다.

강태선 회장은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업계가 깜짝놀랄 미국 아웃도어기업 M&A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 브랜드를 인수하면 앞서 진출한 중국, 유럽과 미국 3각 축을 확보하게 돼 해외사업에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 인수 추진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마다 20~30% 넘는 고공 성장을 해오면서 실탄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포화 상태에 도달한 국내 시장에서 탈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패션 및 스포츠 브랜드 인수는 종종 있었지만 글로벌 아웃도어 기업을 통째로 인수한 사례는 윤윤수 휠라 회장 외에는 없다"며 "고속 성장으로 부를 축척한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글로벌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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