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가 취임 후 2년간 펼쳐온 기업 시찰 행보가 재조명됐다. 활발한 기업 시찰을 통해 중국 경제의 맥을 집어내는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상하이 둥팡자오바오(東方早報)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경제수장의 자리에 올라선 이후 장쑤(江蘇)성과 상하이(上海)시를 시작으로 최근 광둥(廣東)성까지 여러 지역을 방문하며 최소 35개 기업 시찰에 나섰다고 13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지난 2013년 3월 취임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개혁개방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던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 위치한 와이가오차오(外高橋) 보세구역을 방문했다. 시찰 이후 5개월 뒤에 이 보세구역을 핵심으로 한 상하이자유무역구가 정식으로 성립됐고, 이를 통해 중국정부의 행정관리제도 개혁을 위한 중대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지난해 마지막 시찰지인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타오바오촌(村) 제1호'라 불리는 칭옌류(靑岩劉)촌을 찾아 농촌경제 활성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을 표명했다. 이를 통해 농촌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비를 내수 부양의 신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리 총리의 기업시찰 행보는 특히 활발했다. 지난 한 해 리 총리는 전년대비 3배나 늘어난 23개 기업 시찰에 나섰다. 시찰 기업 분야도 의약, 고속철, 환경보호, 농업, 에너지자원, 금융, IT 등으로 다양했다. 그 중 금융기업이 8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농촌신용조합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금융업에서부터 인터넷 금융으로 대표되는 신흥금융업까지 영역도 광범위했다.
지난해 3월 선양(沈陽)시 한화과학기술소액대출공사(瀚華科技小額貸款公司) 방문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마지막 시찰지인 저장성에서는 항저우(杭州)시 타이룽(泰隆)상업은행을 방문했다.
리 총리가 금융기업 시찰에 적극 나선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중소기업 지원방안과 관련한 것이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개최된 국무원 상무회의의 핵심 안건 또한 중소기업의 대출조건 및 대출원금 문제였다. 취임 이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10차례나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대출난' 문제를 거론했고, 이후 10개 이상의 중소기업 대출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첫 시찰 행보에서도 리 총리는 금융기업을 빼놓지 않았다. 리 총리는 개혁개방 1번지 광둥성 선전(深圳) 첸하이(前海)에 소재한 중국 최초 인터넷은행인 '웨이중(微衆)은행(위뱅크)'을 방문했다. 이는 중국 IT 공룡 텐센트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은행이다.
리 총리는 당시 "웨이중은행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 중국 금융개혁엔 커다란 한 걸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당국은 인터넷금융기업의 혁신을 위한 양호한 발전환경을 조성해 따뜻한 봄날을 선사할 것"이라면서 인터넷금융에 대한 적극적 지원 의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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