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자기조립 단분자막을 2차원 나노반도체에 가볍게 증착하는 간단한 p형 도핑 기술을 개발해 2차원 전자소자(p형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센서나 태양전지와 같은 다양한 2차원 전자소자나 광전소자를 제어하고 최적화하는데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균관대 박진홍 교수팀은 10일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나노반도체(이셀레늄화텅스텐 : WSe)의 결정성을 해치지 않고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기조립 단분자막을 표면에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p형 도핑 농도를 기존 기술 대비 10분의 1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도핑은 반도체에 불순물을 섞어 전자나 양전하를 띠는 가상입자인 정공의 농도를 조절,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과정으로 전자가 많으면 n형 트랜지스터, 정공이 많으면 p형 트랜지스터가 된다.
이온을 주입하는 기존 도핑 기술은 불순물 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지만 물리적인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반도체 결정성을 깨뜨릴 수 있어 두께가 1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인 2차원 나노반도체에는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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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존 기술들은 1㎠당 1조개 이상의 농도로 도핑 돼 성능 극대화가 어려웠다. 도핑 농도가 너무 높으면 반도체 특성이 금속과 비슷해져 전자소자나 광전소자 등을 구현할 수 없게 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양전하를 띤 자기조립 단분자막(OTS)을 2차원 나노반도체 위에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p형 도핑의 농도를 기존 기술의 10분의 1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증착된 자기조립 단분자막은 아래에 놓인 반도체의 전자를 끌어당기게 되는데 전자가 끌려간 자리가 양전하를 띤 정공이 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나노반도체 1㎠당 정공 농도를 1천억개 이하로 낮췄다. 이는 기존 기술의 p형 도핑 농도가 1㎠당 1조개 이상인 것에 비해 정밀도 조절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또 이렇게 제작된 2차원 나노반도체는 대기 중에 오랜 시간(60시간) 노출돼도 성능 저하가 적고 이를 가열하면 저하된 도핑성능이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홍 교수는 “간단하게 2차원 소자의 성능을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도핑기술 개발로, 차세대 2차원 나노반도체 소자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진홍 교수가 주도하고, 강동호 박사과정연구원과 성균나노과학기술원 이성주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나노 과학기술분야 권위지인 'ACS Nano'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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