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경 “‘이브의 사랑’ 악녀 연기보다 ‘함정’ 연기가 편해요”

영화 '함정'에서 소연 역을 열연한 배우 김민경이 서울 강남구 PF엔터테인먼트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2001년 미스코리아 진(眞) 출신인 배우 김민경(34)은 대회가 끝나고 바로 연기자로 데뷔하지 않았다. 168㎝에 49㎏라는 매력적인 몸매에 개성있는 얼굴을 생각하면 곧바로 주연급으로 발탁될만 했지만 김민경은 당시 소속사에 “큰 비중말고 작은 역할부터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당시 제가 진에 당선된 것에 대해 말들이 많지 않았느냐”라고 말한 김민경은 진정한 배우가 되길 바랐다.

1일 오후 서울 역삼동 PF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김민경은 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 촬영으로 피곤한 상태였지만 첫 주연을 맡은 영화 ‘함정’(감독 권형진·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개봉을 앞두고 임한 인터뷰에 즐거운 모습이었다. 드라마 제작진의 배려로 영화 시사회와 인터뷰까지 소화할 수 있었던 김민경은 ‘함정’에서 소연 역을 맡았다.

‘함정’은 5년째 아이가 없는 부부 준식(조한선)과 소연(김민경)은 기분 전환을 위해 외딴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어렵게 찾아간 식당 주인 성철(마동석)은 준식과 소연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하룻밤을 묵기로 한다. 목소리를 잃고 성철을 도와 식당 허드렛일을 하는 김민희(지안)는 준식에게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

‘함정’ 언론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눈물을 펑펑 쏟은 만큼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영화 '함정'에서 소연 역을 열연한 배우 김민경이 서울 강남구 PF엔터테인먼트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그런 게 있잖아요. 눈물이 나는데 누군가 ‘괜찮아’라고 말해주면 눈물이 더 나잖아요. 처음에는 늦어서 죄송했죠. 드라마 팀에서도 배려해줘서 올 수 있었던 것인데 거기다 또 지각을 해서 죄송스러웠어요. 옆에 앉은 감독님, 마동석, 조한선, 지안 모두 괜찮다고 하는데 더 눈물이 나더라고요. 후에 친구들이 미쳤냐고 하더라고요(웃음).”

김민경은 ‘함정’에서 남편만을 생각하는 청순한 연기를 펼쳤다. ‘이브의 사랑’에서는 따귀는 기본이고 슬리퍼로 얼굴을 맞는 악녀 연기를 펼치는 김민경. 180도 다른 연기를 펼친 김민경은 “‘함정’이 더 편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언젠가 누가 저한테 ‘너는 사슴 눈을 가졌는데 왜 그렇게 악해 보이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나만의 악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함정’의 연기가 더 편하죠. 지금은 악녀 연기에 적응한 것 같아요(웃음). 이번에 아침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난 게 엄마에요. 딸이 타지에 와 있는데 아침드라마라도 매일 보여드리면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을 했죠. ‘함정’ 시사회에 초대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정말 딱 2장만 남겨 놓고 있는데, 우선은 조금 잔인하고 센 장면도 있고 해서 돈 내고 보시라고 하려고요(웃음).”
 

영화 '함정'에서 소연 역을 열연한 배우 김민경이 서울 강남구 PF엔터테인먼트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노출과 베드신은 여배우에게 있어 정말로 힘든 작업이다. 심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힘이 든다. 상대 배우와 호흡을 완벽하게 맞춰야 진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김민경 역시 부담도 됐고 어려움도 있었다.

김민경은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고민은 하지 않았다”면서 “언젠가는 넘어야하는 벽을 미리 넘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바로 오디션을 봤다. 머리도 자르라고 해서 바로 잘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베드신 날짜가 다가올수록 하루하루가 불안했다”면서 “촬영 때는 진짜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래도 마동석이 마음을 많이 편하게 해줘서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첫 주연작에 대한 소감도 남달랐다.
 

영화 '함정'에서 소연 역을 열연한 배우 김민경이 서울 강남구 PF엔터테인먼트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스토리를 이끌어간다는 게 드라마랑 많이 다르더라고요. 관객분들의 집중도를 이끌어야하는 거잖아요. 동석 오빠랑 한선이가 있지만 저도 한 축이니까요. 대본을 연구하면 할수록 큰일 났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러다 마지막 영화가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했고요. 동석 오빠랑 한선이가 많이 도와줬어요. ‘이게 주연의 맛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인 중에 저한테 ‘민경아 너는 피게 돼 있어. 언제 피는 게 뭐가 중요하니’라고요. 지난해 영화 첫 주연에 연극까지 했어요. 필 수 있는 기회들이 오는 것 같아요.”

행복해하는 김민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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