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리]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불볕더위도 어느새 지나가고 높고 파란 하늘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가을이 왔다. 매일 보는 서울 풍경이지만 쾌청하고 선선한 날씨 덕분인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새삼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우리의 것이라 생각하고 살아가는 이 곳 ‘서울’이 65년 전 참전용사들에게는 적에게 빼앗긴 반드시 되찾아야 할 우리의 수도였다.
한국전쟁은 북한의 치밀한 계획과 기만적인 선제공격으로 발발했기 때문에 전쟁 초기 우리군은 절대적인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군은 전쟁이 시작된 지 3일 만인 1950년 6월 28일 수도 서울을 점령당했고 한 달 만에 낙동강 방어선까지 후퇴해야 했다.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이 성공의 꽃을 피운 날이 바로 오는 9월 28일 서울수복기념일이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수도 서울의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다시 태극기가 휘날렸고 우리군과 국민의 기세도 드높아질 수 있었다.
서울수복기념일을 맞으며 한국전쟁 당시 우리 땅,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적과 싸운 6.25 참전용사들을 위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국가보훈처에서는 2014년부터 6.25전쟁 참전자 중 아직도 국가유공자로 등록하지 못한 분들을 발굴하는 일을 중점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6.25전쟁 참전자 90만 명중 42만명이 아직 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했다고 한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전국적으로 작년 2,800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5,000여 명을 등록하였으며 지금도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아직 찾지 못한 영웅들을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
부정확한 자료, 전쟁으로 인한 자료 멸실 등 부족한 참전자에 대한 정보로 인해 참전유공자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등록되지 못한 42만명의 참전용사들을 찾아 참전유공자로 등록해 예우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헌신하신 분들을 위해 후손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하며, 이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셨던 모든 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선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아직 등록하지 못한 참전유공자를 한명이라도 더 찾을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참전유공자 발굴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며칠 남지 않은 9월, 잠시나마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참전용사가 흘렸을 피와 땀을 기억하며 진심을 담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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