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폭스바겐'...4년전 '배출가스 불법 조작' 내부 경고 무시

[사진 = 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폭스바겐이 지난 2011년 이를 경고한 내부기술자의 보고를 무시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FAS) 등 외신들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바겐 감독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첫 내부조사 결과 보고서가 이사들에게 제시됐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폭스바겐 소속의 한 기술자가 지난 2011년 상급자에게 배출가스 조작행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법에 저촉된다고 보고한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 왜 경고에 따른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FAS는 지난 23일 사임한 전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빈터코른이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일부의 잘못 때문에 폭스바겐 노동자 60만명 전체를 의심하지 마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빈터코른이 가장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빈터코른은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소프트웨어를 통한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시인했지만, 19일 언론보도를 통해 스캔들이 폭로될 때까지 감독이사회에는 보고하지 않았다.

빈터코른은 사임하는 대신 이사회로부터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아는 바 없고, 가담한 바 없다"는 면죄부를 얻었으나 8년간 폭스바겐의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몰랐을 리가 없다고 FAS는 지적했다.

감독이사회는 빈터코른이 사임한 뒤 배출가스 조작에 연루가 의심되는 임직원 6명은 즉각 해고하고 다른 간부들은 교체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폭스바겐에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문제의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면서 이에 대한 불법성을 지적했다는 문건도 발견됐다.

독일 일간 빌트암존탁은 폭스바겐의 내부조사에서 문제의 배출가스 조작기술이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던 보쉬가 2007년 이 회사에 서면으로 해당 소프트웨어를 배출가스 조작에 불법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보쉬는 폴크스바겐에 대한 기밀유지 의무 때문에 해당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