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 매각···‘정몽혁 회장’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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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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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사진=현대종합상사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9년 인수한 현대종합상사를 6년 만에 매각한다.

현대종합상사의 새 주인은 고 정주영 현대중공업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와들인 정몽혁 현 회장이 맡는다. 그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위원과 사촌간이다.

현대중공업은 18일 이사회를 개최해 계열사 현대종합상사 주식 256만2000주를 현대씨앤에프에 매각하고, 현대씨엔에프의 주식 87만9516주를 다시 정 회장에 매각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797억7000만원, 현대씨엔에프는 312억9000만원이다.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대중공업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수익 실현을 위해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76년 설립된 현대종합상사는 고 정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그룹의 글로벌 경영의 선봉에 섰던 기업이다.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을 대신해 해외 시장 개척 업무를 주도했으며, 지난 2000년에는 비제조업체로는 마지막이자 최대액 250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998년 이후 계열분리 과정에서 현대자동차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등 최대주주가 수차례 바뀌다가 2003년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약정 체결을 통해 범 현대가의 손을 떠난 바 있던 현대종합상사는 2009년 현대중공업이 2351억원에 지분 50%+1주 인수해 6년 만에 본가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그해 말 인사에서 정 회장은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돼 지금까지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기존 무역업에 에너지 개발, 농작물 사업 등 신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해온 현대종합상사는 2015년 10월 인적분할을 통해 해외무역·자원개발은 존속법인인 현대종합상사가, 브랜드·식료사업은 신설법인인 현대씨엔에프가 담당했다.

사업 분할 당시 정 회장과 현대중공업그룹이 갈라서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현대종합상사는 정 회장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종합상사 지분(2.99%)은 남아 있지만 정 회장이 사실상 회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것이 분명하다.

1961년생인 정 회장은 경복고와 미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한 뒤 현대석유화학 사장, 현대정유 사장을 거쳐 메티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동아일보 기자를 지냈으며, 고 정 명예회장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던 아버지 정신영씨가 독일 유학 도중 사망한 뒤 고 정 명예회장은 정 회장 가족을 친자식처럼 보살피며 키웠다. 이에 정 회장은 32살부터 현대정유(현대오일뱅크의 전신) 사장을 맡아 경영하며, 한화에너지 인수에 성공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왔지만 현대그룹의 계열분리 과정에서 현대정유 경영권이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로 넘어가면서 2002년 회사를 떠나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 회장, 아주금속공업(현 현대메티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현대중공업이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하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했다.

비록 현대가를 떠나 있었지만 정 회장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종합상사 인수를 추진할 때 배후에서 힘을 발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정 회장의 지위를 6년여 간 인정해 줌으로써 사실상 현대종합상사는 정 회장의 몫이 될 것으로 알려져 왔다.

13년여 만에 오너 경영인으로 복귀한 정 회장이 어떤 경영행보를 추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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