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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번 원소'를 발견한 모리타 고스케 규슈대 교수가 3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일본 FNN TV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일본이 11년 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원소(元素·element)가 주기율표의 113번째 원소로 기재된다.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원소의 명명권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도 새 원소 발견에 성공했다며 ‘113번 원소’ 명명권을 주장해왔다.
31일 닛케이신문, 아사히신문,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리타 고스케(森田浩介) 규슈대(九州大)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대형 가속기를 이용해 핵융합 방식으로 79일간 아연(Zn·원자번호 30번)과 비스무트(Bi·원자번호 83번)를 50조(兆) 회 충돌시켜 2004년 7월 ‘113번 원소’ 1개를 만들어냈다. 이후 2005년 4월, 2012년 8월에도 이 원소를 생성하는 데 성공, 총 3개를 만들었다. 미국·러시아 공동연구팀도 일본보다 5개월 이른 2004년 2월 ‘113번 원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화학 관련 국제기구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지난 30일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113번, 115번, 117번, 118번 총 4개의 원소를 새로운 원소로 인정했다. 이 가운데 ‘113번 원소’에 대해 일본의 연구 성과를 인정해 명명권을 일본에 주기로 했다. 원자 번호 1번(수소)부터 94번(플루토늄)까지는 자연계에 존재하고 95번(아메리슘)부터는 인공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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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23일의 첫 번째 113번 원소 합성에 이르기까지 원자핵에 30개의 양자가 존재하는 아연과 83개의 양자가 존재하는 비스무트를 79일 동안 약 50조 회 충돌시켰다. 2005년 4월 2일 100일간의 실험을 거쳐 두 번째, 2012년 8월 12일 350일의 실험을 통해 세 번째 합성에 각각 성공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합성에서는 '113번 원소'의 동위 원소(113, 질량수 278)에서 4회 연속 알파 붕괴와 이후 브늄 (Db·원자 번호 105번, 질량수 262)가 2개 분열하는 자발 핵분열을 관측했다. 세 번째 합성은 4회 알파 붕괴에 이어 2회 알파 붕괴를 관측했고 마지막은 멘델레븀(Md·원자 번호 101번, 질량수 254)이 된 것을 확인했다. [그림=일본 이화학연구소 제공]
모리타 고스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원소 발견을 인정받아 주기율표에 이름이 실리게 돼 매우 감개무량하다”며 “일본의 국력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3번 원소’의 이름에 대해 “아직 생각하지 않았으며 이름 후보가 있어도 말할 수 없다”면서 “공동 연구자와 논의해 어떻게 부를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포니움(ジャポニウム)’ 등의 이름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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