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여전히 낙하산에 휘둘리는 증권유관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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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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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한 금융지주 임원과 만나 담소를 나눴다. "사장 승진은 언제 하십니까." 그는 이렇게 묻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는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사장을 보면 허튼 꿈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강대석 사장은 최근 3연임에 성공했다. 1980년 외환은행에 입사한 후 1988년부터 신한증권에서 근무해 온 정통 금융맨이다. 임원이 된 후 KT뮤직과 신성투자자문 대표로 잠시 외도하기는 했지만, 2012년 다시 신한금융투자로 돌아와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는 사실상 내부승진으로 정점까지 올라온 인물로 낙하산과는 거리가 있다.

강대석 사장이 부임한 후 업계 10위권에 턱걸이하던 신한금융투자 업계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2015년에는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강대석 사장을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언급할 정도다. 드디어 비은행 출신 회장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금융지주나 계열사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공기업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 선거캠프 출신인 김영준 씨를 상무로 영입해 예탁결제본부장 자리에 앉혔다. 그는 금융권 경력이 전무하다. 예탁결제원은 2014년에도 ‘정피아’ 출신 감사를 선임해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작년 거래소로 금융위윈회 출신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이 부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낸 이은태 씨가 김원대 부이사장 후임으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취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낙하산 인사가 오게 되면 임기 2년 가운데 반은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에 적응하는 데 써야 한다. 조직 역량이 약화되고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우리도 사장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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