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역대 최악의 참패…국회를 국회답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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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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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20대 국회 초선의원 연찬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초선 지상욱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회를 국회답게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 잘못된 관행들을 하나하나 끊어내는 데 몸을 던지셔야 됩니다."

5선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번 20대 총선에 당선된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에게 10일 이처럼 호소했다. 목이 쉰 상태에서도 그는 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초선의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연찬회를 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초선의원 40여 명이 모였다.

강연자로 나선 김 전 의장은 "이번 총선은 한 마디로 역대 보수 정당의 최악의 참패요, 최악의 선거를 했다"면서 "여러분, 냉정하게 보셔야 한다. 당에서 새로운 모습이나 각오, 행동이나 자세가 나오고 있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무능하고 무력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새누리당 지도부, 또는 그 윗선 때문에 참 괜찮은 사람들이 낙마를 했다"면서 "수도권은 탄핵 때보다도 못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반성도 안하는 정당, 이게 내가 몸 담았던 정당인가"라고 탄식했다.

김 전 의장은 '후배' 의원들에게 "국정감사장에 살아있는 뱀을 가져오고 최루탄 시연을 하고 쇼를 하는 사람들이나 또는 민간기업을 엄청나게 애먹이는 사람들이 우수의원으로 왜곡된다"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당선된 초선 여러분들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서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이런 관행을 강하게 뿌리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당을 믿을 게 없으니 내가 혼자서 튀자며 처음부터 끝까지 튀는 사람은 내리막길로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같다"면서 "당을 믿을 거 없다고 주야장천 지역구만 챙기는 분들은 국회에 잘못 들어왔다, 지역구 붙박이하려면 도의원이나 시의원을 하시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장은 특히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당의 눈치를 보고 정당의 예속물이 돼 가는 한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은 요원하다"면서 "원내대표들이 모여 시시콜콜한 당론을 정해 국회의원을 얽어매는 것은 이제 좀 그만하자"고 강조했다.

당에서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비상대책위원회 수립과 관련해선 "총선 한 달이 지나도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을 거면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면서 "차라리 선거관리위원회나 빨리 구성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와 관련해 "시기는 두번째 문제"라며 "당이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하는 각오를 보이는 게 없다, 다들 무력증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초선 의원들은 김 전 의장의 강연을 주의깊게 듣는 모습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김 전 의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연찬회는 이정현 전 최고위원이 나서 '선배와의 대화'를 비공개로 이어갔다. 오후에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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