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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블로그]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서른, 잔치는 끝났다' 등으로 잘 알려진 최영미 시인이 최근 저소득층을 위한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포세무서로부터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내가 연간 소득이 1300만원 미만이고 무주택자이며 재산이 적어 빈곤층에게 주는 생활보조금 신청 대상이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약간의 충격. 공돈이 생긴다니 반갑고. 나를 차별하지 않는 세무서의 컴퓨터가 기특하다. 그런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라고 탄식했다.
또한 "아는 교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강의를 달라고 애원했다. 생활이 어려우니 도와달라 말하니 학위를 묻는다. 국문과 석사학위도 없으면서 시 강의를 달라 떼쓰는 내가 한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책을 낸 출판사에 전화해 근로장려금 대상자임을 내세워 2년 넘게 밀린 시집 인세를 달라고 협박해 3년 전 발행한 책의 인세 89만원을 받았다고 적었다.
최 시인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세대의 빛과 그림자를 노래한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1994년 발표해 문학계 안팎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시집은 현재까지 52쇄를 찍어 시집으로는 보기 드문 베스트셀러다. 지난해에는 21년 만에 개정판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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