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골편지] 포구의 아침

  • 김경래 시인(OK시골, 카카오스토리채널 ‘전원주택과 전원생활’ 운영)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꽃잎지듯
물이 빠진 새벽


포구


창자를 비운 갈매기들
허기진 울음만
빈땅을 쫀다


동이 틀 무렵이었지 아마
밤새 주린 배를 채우려
찾아든 갯가


바닷길서 돌아온
만선 몇
해풍의 추녀 밑
포만의 배로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고


파도에 전
무박 며칠의 오색 깃발들
노동에 피곤한 손을 흔들면


사람도 갈매기도 먹이를 찾아
목청 높여
돋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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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줄의 소나기 끝도 후덥지근한 저녁이다. 일 끝내고 자리에 앉으니 갑자기 불을 켜는 항구와 갯비린내, 파도소리, 목청 큰 바닷사람들, 그곳의 맑은 소주가 그립다. 떠나고 싶다.

포구의 아침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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