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극장서 상영된 사격 황제 대관식...진종오, 올림픽新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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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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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종오가 11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남자50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진종오(37·KT)의 ‘사격 황제’ 대관식은 성대했다. 올림픽 신기록으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동시에 극적이었다. ‘강심장’ 진종오는 6.6점의 실수를 극적인 역전극으로 바꿔 놓았다. 10m 공기권총 노메달의 부담을 훌훌 털어낸 진종오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각본 없는 역전 드라마를 썼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르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권총 대회에서 193.7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191.3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사격, 나아가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쓴 순간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 50m 권총에서 1위를 차지했던 진종오는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3회 연속 금메달, 4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최초의 사나이’가 되는 길은 험난했다. 결선은 첫 6발을 쏜 후 다음 2발마다 최하위 한 명이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종오는 9번째 격발에서 6.6점을 쏘는 실수를 범하며 7위까지 추락했다. 탈락 위기에서도 진종오의 심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흐름대로 경기를 펼치며 차곡차곡 순위를 끌어올렸다.

결국 마지막 두 사람만이 남았다. 그의 심장은 더욱 차분해졌다. 진종오는 19번째 발에서 10점을 쏘며 8.5점으로 흔들린 호앙 쑤앙빈을 처음으로 앞섰다. 이어 마지막 발을 9.3점에 적중 시키며 8.2점에 그친 상대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진종오는 지난 7일 열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에 그쳤다. 이 종목에서 진종오가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줄 것이라는 예상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결국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진종오는 경기 후 “죄송합니다”는 말을 남겼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 네 번째 참가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그에게 거는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에 죄송하지 않아도 되는 진종오는 죄송해야 했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진종오는 또 한 번 마음껏 자신이 좋아하는 사격을 했고, 명승부를 남겼고, 정상에 섰다. 진종오의 ‘리우 극장’은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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