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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호 문체부 미디어정책관이 16일 오후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단 댓글. [사진=한민호 정책관 페이스북 캡처]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공무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 리영희(1929~2010)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 '해방 전후사의 인식'에 대해 "대한민국 지성사에 치명적인 해독을 끼친 책"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한민호 문체부 미디어정책관은 16일 오후 2시30분께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전환시대의 논리, 해전사(해방전후사의 인식)는 대한민국 지성사에 치명적인 해독을 끼친 책입니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상응하는 책을 내야 하거늘..."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한 소장은 김언호 한길사 대표의 한 경제신문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그의 최근 행보를 비판했고, 한 정책관은 여기에 '김 대표가 리영희 선생의 책들을 출간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는 1974년 창비에서 출간됐고, 2006년 한길사에서 '리영희 저작집'으로 재출간됐다.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1979년부터 1989년까지 한길사에서 전 6권으로 출간된 바 있다.
한 정책관의 댓글에 윤철호 사회평론 대표(한국출판인회의 회장)는 이날 오후 8시50분께 "그 책들은 시대의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시대적 역할을 충분히 한 훌륭한 책"이라며 "출판과 언론 방송 정책을 담당하는 현직 고위 공무원이 이렇게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 게다가 이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대단히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중국의 사회주의, 베트남 전쟁, 일본의 재무장 문제 등을 새롭게 해석하고 미국 대외정책의 민낯을 드러내 당시 지식인과 대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 리영희 선생은 이 책을 비롯해 '우상과 이성' 등을 썼다는 이유로 기소(반공법 위반 혐의)돼 2년간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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