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미국과 관계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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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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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러시아와 미국 및 유럽 등 서방과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사이버 해킹, 시리아 내전 등 다양한 사안에서 마찰을 빚고 있으며 유럽은 러시아의 알레포 공습 중단을 촉구하며 러시아에 신규 제재를 고려 중이다.

케넌 연구소의 매튜 로안스티 이사는 “이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갈등 상황”이라고 말했다. 많은 외교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한다고 CNN은 전했다. 

현지시간 11일 백악관 조쉬 어니스트 대변인은 러시아의 미국 정치단체 해킹 의혹과 관련해 미국이 “여기에 상응하는 광범위한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를 민주당 이메일 해킹의 배후로 공식 지목한 바 있다. 

지난 7일 미국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DNI)는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인과 민주당의 이메일 해킹을 지시한 것이 확실하다고 발표하며 러시아가 미국 대선 과정에 개입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민주당 이메일 해킹이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고 있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계속해서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번 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러시아를 몰아세우는 것은 미국이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이라며 "이런 히스테리는 미국인들로 하여금 여론 조작을 잊게 하려는 것”이라며 또 다른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메일 해킹 외에도 러시아는 지난 5일 돌연 미국과의 원자력 분야 협력 협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최근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여왔다. 

특히 시리아 내전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는 끈질기게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시리아 휴전 합의가 깨진 것을 두고 러시아는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 주둔지를 폭격해 먼저 휴전 협정을 깼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과 서방은 즉각 민간인 희생자를 낳는 무차별적 공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역시 알레포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한 EU 외교관은 영국, 프랑스, 독일이 내주 정상회의에 앞서 러시아인 12명을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푸틴 대통령이 내주로 예정됐던 파리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알레포 반군 점령지에 공습을 중단하자는 내용으로 프랑스가 작성한 UN 안보리 결의안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양국 관계는 한층 더 얼어붙었다.

윌슨센터의 이고르 제벨레브 연구원은 푸틴의 최근 행보는 세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역할을 제한하고 외교적 목적을 위해서는 러시아 역시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과거 서방과 러시아는 갈등의 수위를 천천히 올리다가 끝내야 할 시점에 가면 상호 이해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왔으나 시리아 문제, 나토 영역 인근에 미사일 배치, 미국에 대한 사이버 해킹 등 최근 양상은 전형적 패턴으로 설명할 수 없어서 더욱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러시아 전 대통령은 10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가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갈등을 멈추고 대화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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