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불편 사항 등을 일제히 조사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이 10월 31일 보도했다.
일본 법무성은 도쿄 등 전국 37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1만 8,500명을 대상으로 △ 집을 구할 때 차별을 받은 적이 있는지 △ 시위 현장이나 인터넷상에서 차별적인 표현을 접한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할 때는 일본어를 비롯, 한국어·영어·중국어·포르투갈어 등 13개 언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 불편 사항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 입국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실태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태 조사는 11월 중순께 시작돼 내년 3월 공표될 예정이다.
앞서 법무성은 지난해에도 '헤이트 스피치'에 특화한 실태 조사를 시행했었다. 그 결과 지난 3월에는 약 3년 반 동안 1000건 이상의 헤이트 스피치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헤이트 스피치는 특정 집단에 대한 민족차별·혐오 발언을 뜻한다.
법무성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2달 후인 지난 5월에는 일본 본회의에서 인종차별 시위를 금지하는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 법안'이 다수 찬성으로 통과되기도 했다.
한편,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지난 30일 기준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문객 1973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10개월 만에 경신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이 20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이 개최되는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연간 4000만 명까지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상태다. 방일 외국인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국가별로는 중국인이 약 500만 명으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대만, 홍콩 등에서 온 외국인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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