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우아한 경주마' 제네시스 G80 스포츠

제네시스 G80 스포츠[사진제공=현대차]

 

아주경제(경기 파주) 이소현 기자 = 빨갛게 물든 단풍잎을 연상시키는 터빈 레드 색상의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금방이라도 질주할 것 같다. 은은한 하늘 빛깔이 감도는 폴라 아이스 색상의 모델은 세련된 수트를 잘 갖춰 입은 비즈니스맨이 금방이라도 운전석에서 내릴 것만 같다. 색상에 따라 각기 다른 첫인상을 심어준 G80 스포츠는 G80과 비교해 디자인과 성능이 향상 돼 어디서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세 번째 모델이자 고성능 대형 스포츠세단인 G80 스포츠를 타고 지난 1일 서울 방화동에서 경기 파주 헤이리를 왕복하는 약 100㎞ 구간에서 주행성능과 상품성을 평가해 봤다. 시승차는 G80 스포츠로 가솔린 람다 V6 3.3리터 트윈 터보 직분사(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G80 스포츠는 다른 파생모델과 달리 디자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분위기 변화를 시도했다. 현대차와는 다른 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우선 전면부의 확 바뀐 라디에이터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제네시스의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크레스트 그릴이 기존 가로형태에서 그물모양으로 적용됐다. 아래 범퍼 양쪽은 더 넓어졌으며 크롬 재질을 적용해 변화를 줬다. LED 헤드램프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켜지는 순차 점등식으로 다른 수입차 브랜드를 연상시킨다.

스포츠 모델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에는 제네시스 로고가 박혀있고 블랙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전체적 차량과 조화를 이룬다. 뒷 범퍼에 장착된 두 개의 트윈팁 머플러는 이 차가 고성능 차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우아한 곡선이 강조됐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은 “G80 스포츠는 건축학적 미(美)와 궁수가 활을 쏘기 전 역동적인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실내 디자인은 스포티함과 럭셔리함을 동시에 구현한다. 특히 지붕 부분에 블랙 스웨이드 소재는 고급스러움을 더해 기존 G80과 차별점을 뒀다. 또 실내 대시보드에 카본과 스프라이프 패턴의 리얼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스포티함을 살렸다. 운전대는 기존보다 크기를 줄여 손에 착착 감겼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실내[사진제공=현대차]

G80 스포츠의 백미는 착석했을 때와 급격한 코너에서 느낄 수 있는 승차감이다. 곡선이 잘 잡힌 스포츠 시트는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특히 코너링에서 등부분과 옆구리 부분을 딱 받쳐주는 느낌이 일품이다.

주행성능은 고급세단의 정숙함을 잊지 않았다. 풍절음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고속주행에도 상당히 조용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강력한 성능을 지녀 주행 내내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최대토크가 1300rpm부터 발휘돼 가속력도 우수했다. 

컴포트-에코-스포츠 등 세 가지 운전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일 때 우렁찬 배기음과 레이싱카 같은 사운드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조용해 심심하게 느껴졌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이내 컴포트 모드로 변경하면 쉽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 외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은 준수하다. 특히 헤드업디스플레이는 다른 수입브랜드 보다 깔끔하고 시인성이 좋았다.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애플 카플레이 등 첨단 편의사양이 기본 적용된 것도 장점이다.

G80 스포츠의 복합연비는 상시 사륜구동 모델 기준 8.0km/ℓ다. 이날 시승 시 일상적인 주행을 한 50km 구간에서 8.9km/ℓ, 크루즈컨트롤 등을 사용하면서 고속주행을 한 50km 구간에서 9.6km/ℓ를 기록했다.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두루 살펴봤을 때 G80은 경제력 있는 세련된 아빠들에게 어울릴만한 차이다. G80스포츠는 사전계약 고객의 71.3%가 30~40대이고, 20대 고객이 7%일 정도로 G80의 다변화 전략이 통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G80 스포츠의 기본형 가격은 6650만원으로 여기에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 등 모든 편의사양을 결합하면 7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고객들은 비슷한 가격대인 수입차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와 경쟁에서 G80 스포츠를 꼭 타야만하는 이유를 열심히 찾아야만 한다. 앞으로 제네시스가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서 반전을 이끌어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