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산유량 감축에 합의한 이후 유가와 금리 상승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일 5.6bp(1bp=0.01%포인트) 오른 2.258%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5년물도 마찬가지다. 4.6bp 상승한 1.973%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이처럼 채권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가격 평가액이 감소해 증권사를 비롯한 채권 보유 금융사가 큰 손실을 입는다.
앞서 한국은행은 국고채 직매입 조치로 장기채권을 안정시킨 후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 축소로 단기채권에도 숨통을 틔워줬다. 기획재정부도 다음달 국고채 발행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힘을 보탰다.
이런 노력은 한때 빛을 보기도 했지만, 국제유가 강세로 물거품이 됐다. 주요 증권사는 내년 트럼프 정부가 정책 기조를 구체화할 때까지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초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채권매도 압력이 예상된다"며 "국고 3년, 10년물 금리는 각각 2.00%, 2.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되는 점도 채권 금리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우리 시간으로 5일 결과가 나오는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 역시 마찬가지다. 부결 시 이탈렉시트(이탈리아 유럽연합 탈퇴)로 이어져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다만 국내 경기가 부진해 채권 금리 상승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플레 기대감이 커지겠지만, 트럼프 효과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정치 불안과 주택건설 증가세 둔화로 기대치를 밑돌 공산이 크고, 금리 상승 압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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