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나노대 연구진, "표면에 특정 패턴 새기면 김 서림 방지·발수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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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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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면에너지-물방울움직임 밸런스 연구로 초발수 적정 패턴 찾기 성공

왼쪽부터 부산대 정명영, 신보성 교수.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물방울의 움직임 에너지와 표면의 에너지 간 밸런스를 맞춰 특정 패턴을 새기면 안경·고글 등 김 서림 방지와 초발수 기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부산대 연구진에 의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소방대원의 고글과 발전소·스포츠·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안경 및 고글의 기능이 더욱 선명하고 안전하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총장 전호환)는 나노과학기술대학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신보성(3차원혁신제조연구센터장)·정명영 교수와 인지메카트로닉스공학과 대학원 김두인 교수·조상욱 박사, 3차원혁신제조연구센터 연구진이 최근 미세한 마이크로 나노 패턴을 통한 초발수 표면에서의 액적(물방울) 움직임의 특성을 분석해 김 서림 방지와 초발수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패턴 제작에 필요한 공정을 알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Diverging Effects of Topographical Continuity on the Wettability of a Rough Surface'라는 제목으로 신소재 분야의 유력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 응용재료 및 계면(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지에 지난 10월 중순에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물방울이 공기와 닿는 면적과 접촉면 패턴에 닿는 면적 등을 계산해 표면의 에너지와 물방울의 움직임 에너지 간의 밸런스 값을 얻어냄으로써 어떤 모양으로 표면에 패턴을 새겨 넣어야 안경·고글에 김이 서리는 것을 방지하고 초발수성을 높일 수 있는지를 이론적으로 밝히고 있다.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초발수(超發水)' 표면은 전자기기, 건축용 필름, 자동차용 필름, 방수·발수 필름 등과 같이 다양한 산업에 응용된다. 특히 안경 및 고글에 적용할 경우 개인 안전 및 생명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지금까지 초발수 표면은 화학적인 코팅 기술을 중심으로 구현돼 왔다. 최근 표면에 나노·마이크로 패턴을 도입하면 초발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지만,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패턴이 들어간 안경 및 고글에 물이 맺히거나 맺히지 않고 흘러내리는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초발수 표면의 적정 패턴 도입에 어려움이 따라왔다.

이에 연구진은 마이크로 나노 패턴을 통한 초발수 표면에서의 물방울 움직임의 특성 분석 연구를 통해 패턴의 형태와 배열에 따라 물방울의 움직임과 초발수 특성 예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기존의 물방울 움직임 연구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피닝현상(Pinning, 물방울이 흘러내리지 않고 표면에 붙어 있는 현상)의 발생 원인을 표면 에너지와 물방울 에너지의 밸런스 불균형에서 찾고, 패턴의 형태 및 분포를 단계별로 검증한 결과 에너지의 균형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물방울이 표면에서 떨어져나가는(흘러내리는) 초발수 효과가 극대화됨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마련한 이론적 수식의 각 항을 매핑해 실제적으로 에너지 밸런스를 맞출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초발수에 가장 효과적인 패턴을 설계·제작하는 데 필요한 공정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부산대 연구팀은 나노 형상의 구조체 패턴의 형상이 필러(pillar) 구조, 반관통홀(via-hole) 구조, 관통홀(through-hole) 구조일 때와 패턴의 배열 및 크기를 각각 다르게 했을 경우 표면에서 물방울이 움직이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했다.

접촉각(고체 표면과 물방울 곡면이 이루는 각도) 분석 중심이었던 기존의 정적인 물방울 연구보다 진보된 물방울의 동적인 움직임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결론 도출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 연구진은 "산업용 초발수 구조체 표면 제작의 새로운 시도"라며 "향후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제품의 발수 표면이 헬멧·고글·안전모 등 개인 안전 및 산업 안전 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물방울의 자가수송 구조를 통한 다양한 응용분야 연구도 진행 중이다.

초발수 표면의 물방울의 움직임은 에너지 조절을 통해 수분의 포집 및 이송, 습윤 방지 및 배출, 바이오 칩의 액적 이송, 무동력 모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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