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환율 겹악재…기업들 "내년 더 어렵다"

한경협, 내년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 결과 발표

[사진=한경협]

내수 침체와 고환율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의 내년 경영 전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기업의 과반은 내년 경영 여건이 올해보다 악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2%는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양호할 것'이라는 응답은 44.7%에 그쳤다. '매우 어려움'이라고 답한 기업도 18%에 달했다.

기업들은 업황 부진(31.6%)을 내년도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경기 침체 지속(26.5%),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21.4%)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대내 경영 리스크로는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이 32.2%로 가장 높았다. 인플레이션 심화(21.6%), 금리 인하 지연 또는 인상 가능성(13.1%),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12.5%)도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질의에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 △보호무역 및 수출 장벽 확대(24.9%), △세계경제 둔화 및 회복 지연(19.8%) △에너지·원자재 등 수입 물가 불안(15.3%) 등을 선택했다. 내수 부진과 고환율 등 경기 하방 요인이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기업들의 내년도 중점 경영전략.[사진=한경협]

기업들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대응책으로 점찍었다. 응답 기업의 34.4%는 '기존 사업 고도화'를 내년도 중점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23.6%), 시장 다변화(18.2%),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8.2%)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기업들이 겪고 있는 경영 애로 사항은 실적 부진(29.8%)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자재 등 공급망 관리 어려움(22.2%), 기술 혁신 및 신사업 발굴 지연(11.1%)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는 기업 규제 완화 및 규제 시스템 혁신(18.9%), 내수 진작(17.8%), 통상 불확실성 해소(16.9%), 금융·외환시장 안정화(15.8%)가 지목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불안정한 대외 여건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기업들은 내년 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중"이라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과감한 규제 혁신과 함께 첨단·신산업 투자 지원과 내수·수출 활성화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