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거대한 시장으로만 여겨지던 중국이 온라인 게임, 특히 모바일 게임의 최대 시장이자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제3자 데이터수집기관인 앱 애니(App Annie)가 최근 공계한 통계에 따르면 올 5월 매출 기준 세계 10대 모바일 게임 상당수가 중국 자체 개발 게임이며 인기 게임과 관련된 중국 개발업체도 9차례 등장한다고 펑파이뉴스가 18일 보도했다.
우선 중국 온라인 게임업계 최강자인 텐센트의 활약이 눈부시다. 5월 10개 인기 모바일 게임과 관련해 무려 5차례 이름을 올렸다. 우선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린 게임이 바로 텐센트가 자체 개발했고 중국판 모바일 LOL(리그오브레전드)로 불리는 '왕저룽야오'(王者榮耀)다.
왕저룽야오는 텐센트 티미스튜디오가 개발해 지난 2015년 11월 출시한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게임이다. 실시간 대전 방식으로 글로벌 인기 게임인 LOL과 포맷이 유사해 이를 해본 유저라면 대체로 쉽게 왕저룽야오를 즐길 수 있다. 올 1월 기준 액티브 유저는 총 6536만2500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총 매출은 68억 위안(약 1조1287억원)으로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의 17.7%에 달했다.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현지판 버전이 출시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가레나온라인이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해 게임을 출시했고 한국에서는 넷마블게임즈가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펜타스톰'을 내놨다.
이 외에 텐센트의 '톈룽바부'(天龍八部) 모바일 버전이 10위에 올랐고 텐센트가 인수한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 '클래시 오브 클랜'이 각각 3위, 7위에 랭크됐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모바일 게임인 '캔디크러쉬사가'와 관련해서도 텐센트가 등장했다. 해당 게임 개발사는 킹닷컴으로 블리자드가 인수했다. 블리자드는 중국 공략을 위해 중국 현지판을 개발했고 이를 위해 손을 잡은 업체가 바로 텐센트다.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2위를 차지한 것도 중국 개발사의 중국 게임이었다. 중국 검색포털의 '형님' 격으로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활로를 찾은 넷이즈(網易)의 '멍환시유(夢幻西遊)'가 그 주인공이다.
멍환시유는 넷이즈가 '서유기'를 기반으로 2003년 출시해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장수 게임이다. 모바일 버전도 큰 인기를 누리며 지난해까지 2년간 중국 모바일 게임 1위의 왕좌를 유지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넷이즈의 '칭뉘유훈'(情女幽魂·Ghost)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텐센트, 넷이즈와 함께 중국 3대 게임 퍼블리셔로 알려진 CMGE모바일의 '선화융헝'(神話永恒·Eternal Myth)이 8위를 차지했다.
상위 10위권 게임 중 중국 개발사, 중국 시장과 연관이 없는 게임은 일본 믹시의 '몬스터 스트라이크'가 유일했다. 일본에서 대박을 터뜨린 '페이트 그랜드 오더'도 5위를 차지했지만 해당 게임은 중국 유명 제작사인 비리비리(嗶哩嗶哩)를 통해 중국판을 출시한 상태다.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넘보는 텐센트와 넷이즈의 상승세와 가열되는 경쟁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까지 텐센트가 압도적인 1위지만 넷이즈가 시장을 확대하며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올 1분기 텐센트의 온라인 게임 매출은 228억1100만 위안, 넷이즈는 107억3500만 위안으로 절반 수준까지 따라 잡았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두 '공룡'기업의 경쟁이 치열하다. 텐센트와 넷이즈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놓은 모바일 게임 수도 각각 413개, 248개에 달한다. 3위인 CMGE모바일의 출시 게임 수는 41개로 격차가 크다.
중국 게임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중국 게임 유저의 영향력도 커졌다. 영국 투자기관 아토미코(Atomico)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게임 시장규모는 1011억 달러(약 114조3138억원)로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중국 게임 유저의 기여도는 246억 달러로 미국의 241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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