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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아파트'의 평균 매맷값은 2년 사이 6억원가량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아파트 모습. [사진=오진주 기자]
오진주 기자 =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연결되는 여의동로는 양쪽으로 40년 된 서울아파트와 여의도 한강공원을 끼고 있다. 9일 찾은 이곳은 장마철이라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주말을 맞아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깐 시민들이 곳곳에 보였다.
여의도에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던 시기 이 일대 아파트는 모래 위에 지어졌다는 오명을 들었다. 1970년대 모래밖에 없는 황량한 섬에 여의도 종합개발에 따라 아파트들이 건립되기 시작했고, 50여년이 지난 지금 모래 위 아파트들이 마천루로 탈바꿈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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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평균 매맷값.[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서울아파트 2년 사이 6억원 올라··· 공작·수정도 2억원 상승
한강공원 바로 앞에 위치한 여의도 서울아파트는 2개 동, 총 192가구로 이뤄졌다. 최고 76층으로 탈바꿈하면 최고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 재건축을 앞둔 여의도 일대 아파트들이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전용면적 139㎡의 평균 매맷값은 2015년 6월 15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21억5000만원으로 6억원가량 상승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는 여의도 내 아파트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지난 3월 22억원에 거래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서울아파트 옆에 위치한 공작아파트도 주민들의 기대감은 마찬가지다. 최고 49층으로 계획되고 있는 이 아파트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공작아파트 전용면적 43㎡의 평균 매맷값은 5억9000만원으로 이는 2년 전 4억1000만원에 비해 2억원 가까이 뛴 가격이다.
공작아파트에 14년째 거주하고 있는 주민 A씨(58)는 “현재 10층 이상에 살고 있어 향후 높은 층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강 조망권을 누리며 살아도 좋지만, 앞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제값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녹물이 나와 수도 공사를 했다”며 “워낙 아파트가 오래되다 보니 하루 빨리 재건축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수정아파트도 비슷한 기간 동안 2억원 이상 매맷값이 올랐다. 2015년 8월 6억1300만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전용면적 74㎡는 지난달 8억275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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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작아파트' 모습. [사진=오진주 기자]
◆ 파크원·MBC부지 개발에 속도··· "아파트와 스카이라인 조화 이룰 것"
여의도의 마천루는 아파트뿐 아니다. 7년 만에 공사가 재개돼 최고 69층으로 들어서는 ‘파크원(Parc1)'은 현재 바로 옆에 위치한 공작아파트 높이만큼 건물 층수가 올라가 있는 상태다.
지난 3일 새 주인을 찾은 여의도 옛 MBC 부지 개발도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파크원, MBC 부지와 함께 재건축 아파트들까지 더해지면 스카이라인이 확 달라질 것”이라며 “기존 ‘IFC몰’에서 ‘LG트윈타워’까지 스카이라인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선 초고층으로 들어서는 아파트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공작아파트 주민인 C씨(30)는 “각종 상업시설과 같이 주상복합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바로 앞에 위치한 서울아파트가 너무 높게 들어서면 공작아파트 일부 동의 조망권을 가릴 것이란 이야기가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가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일대는 몇 십년 이상 거주한 주민들이 많아 상업지역이 되면 하루종일 시끄러워질까봐 우려하는 고령층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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