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때린 엘리엇 이젠 현대차? "전면전 가능성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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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입력 2018-04-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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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혔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을 겨누었으나, '전면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을 1조5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지만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엘리엇이 자기 몫을 더 챙기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확대나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엘리엇이 이를 관철시킬 지분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종우 센터장은 "상법은 지분율에 따라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을 명시하고 있다"며 "엘리엇 측이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은 2%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도는 뻔하다"라며 "(지배구조 개편을) 방해하지 않을 테니 주가를 올릴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얼마 전 현대모비스를 사업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를 부분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순환출자 구조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이번 보도자료에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에 비해 약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에는 "주주 이익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반대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엘리엇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측도 "엘리엇을 비롯한 주주와 성실하게 소통하겠다"라며 "삼성 때와는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외국인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48%에 달한다. 그렇지만 엘리엇이 다른 외국인 투자자와 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종우 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는 저마다 의견이 달라 뜻을 일치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단독으로 주식을 더 사지 않는 한 표 대결로 가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삼성·엘리엇 분쟁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현대차는) 삼성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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