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마약 손댄 허희수 복귀 못해”…쉑쉑 등 외식사업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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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8-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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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인 회장 차남 마약혐의로 구속, 경영서 영구 배제…장남 허진수 승계 유력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부사장(왼쪽)과 마약밀수·흡입 혐의로 구속된 허희수 전 부사장 [사진=아주경제 DB]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하자마자 암초에 부딪히면서 외식사업의 향배도 먹구름이다.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前) 부사장이 대마 흡입 및 밀수 혐의로 지난 7일 검찰에 전격 구속됐기 때문이다.

9일 SPC그룹 관계자는 허희수 전 부사장의 혐의에 대해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개인의 일탈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경영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SPC그룹 내부에서는 허희수 전 부사장 총괄하던 외식사업을 누가 맡을 지가 난제다.

허 전 부사장은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쉑쉑)’ 성공 이후 ‘피자업’, 샐러드브랜드 ‘피그인더가든’ 등의 론칭을 주도했다. SPC에서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를 한데 모아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재탄생 시킨 청담 ‘SPC플레이’도 허희수 전 부사장의 작품이다.

올해 초 SPC그룹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 식음료사업장 개장식에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며 언론에도 그 존재감을 내비쳤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허 전 부사장이 주도해온 외식사업이 아무래도 당분간 제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그룹내부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울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일로 재계에서는 후계 구도가 장남 허진수 부사장에게 기울 것이란 관측이다. SPC그룹에 따르면, 현재 장남 허진수 부사장은 파리바게뜨 해외 사업을 맡아 미국에 체류 중이다. 

허영인 회장의 아들이자 고(故)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의 손자인 허진수, 허희수 부사장은 각각 2005년, 2007년 20대 젊은 나이에 상무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허진수 부사장은 SPC그룹의 모태인 ‘파리바게뜨’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파리크라상으로 입사해 연구·개발(R&D)과 미국·중국 등 글로벌 사업을 총괄해왔다. 허희수 전 부사장은 던킨도너츠와 배스킨라빈스 등 수입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에서 시작했다,

이후 2015년 형 허진수가 먼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인 2016년 동생 허희수도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공을 인정받아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두 형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형인 허진수 부사장이 그룹 모태나 다름없는 ‘파리바게뜨’를 맡고 있어 아무래도 장자 승계 쪽으로 기울지 않겠냐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허희수 전 부사장이 신규 사업을 잇달아 주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온라인 음원서비스인 ‘헬륨’과 미국 스무디브랜드 ‘잠바주스’ 등 비록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했지만, 결국 쉑쉑 버거의 성공적 도입으로 아버지 허 회장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두 사람이 보유한 그룹 내 지분도 비슷해 일각에서는 향후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왕자의 난’이 일어날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허희수 전 부사장이 승진 3년 만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돌연 구속되면서 향후 경영에서 영구 배제됐다. 

SPC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허영인 회장은 자식들에게도 무척 엄격할뿐더러, 경영권 역시 철저히 경쟁을 통해 승계하려 한 것으로 안다”며 “한번 경영에서 영구 배제한다고 공표했다면, 허희수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허 회장은 차남의 일탈에 대해 크게 실망하며 상당히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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