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평양 정상회담 주목..."비핵화·남북 경협 지렛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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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9-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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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 대통령이 북한 땅 밟는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

  • "문 대통령, 비핵화 중재할 것...남북 경협 여부 주목"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18일 시작된 가운데 시민들이 중계 화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옹하며 만남을 시작하는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18일 개막된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일정이 본격화되자 해외 주요 외신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 협력이 활성화되고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과 미국간 비핵화 협상도 다시 본궤도에 오를 가능성에 주목했다.  

◆ 美언론, 비핵화·종전선언 영향 주목..."비핵화까지 대북제재" 美정부 예의주시 

CNN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한국 대통령이 평양 땅을 밟는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양측 정상은 악수와 포옹을 했으며 동행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화동의 꽃을 받기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18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전쟁 종식' 선언이 나올지 여부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CNN은 "남북 정상은 4월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을 끝낸다는 데 합의했다"며 "문 대통령은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에 트위터를 통해 '영구적이고 확고한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하면서 종전 선언 가능성을 내다봤다. 

AP통신 등은 "문 대통령이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한반도기와 인공기, 꽃을 들고 있던 수백만 명의 북한 시민들이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공항에 나가 한국 대통령을 맞이했다며 북한 의장대도 나란히 도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특히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에 두드러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07년 10월 이후 처음이자 한반도 분단 이후 3번째로 한국 대통령이 북한 수도를 방문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갈등을 해제할 시도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핵화 성과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압박 의지를 굽히지 않는 미국 정부가 이번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라 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9월 순회 의장국을 맡은 미국이 17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도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남북 경협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것이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된 18일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EPA]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대북 제재를 두고 중국·러시아와의 갈등을 드러낸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한의 확답을 받기 전에는 현행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것을 넘어 완화하자는 주장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이날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대북제재와 러시아의 제재 약화 시도를 논의했다"며 "전 세계적인 동조 제재는 비핵화 달성에 있어 필수적이다"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4일에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는 김 위원장에게 완전하고 최종적인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요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수 미국 언론은 북·미 관계에 있어 '한반도 운전자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 전날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고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거듭 밝힌 것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있어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남북 경협 주목" 중국 언론도 긴급 타전...日언론은 견제 

이번 회담 과정을 생중계하면서 긍정적으로 해석한 중국 언론들은 남북 경협 여부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관영 CCTV 등 방송 매체들은 생중계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 상황을 전달하면서 회담 일정과 방문단의 역할 등을 자세히 보도한 뒤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적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 새로운 길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비핵화 문제 외에도 남북 경제 협력 관계 강화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담 일정에 삼성과 SK, LG, 현대 등 한국 4대 기업 대표와 남북 협력 프로젝트 관련 기업 대표 등이 동행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일본 언론도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남북 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NHK는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 등을 지렛대 삼아 김 위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의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은 인프라 정비 등 경제 협력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제한을 받고 있다"며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관련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북·미 관계에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8일 기자 회견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이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구체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회담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도 이바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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