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SBS 스페셜'이 '천재 소년' 송유근씨의 근황을 소개한 가운데, 과거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언급한 '신동' 교육에 대한 철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2010년 트위터를 통해 "4년 전쯤 신동판별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송유근 같은 신동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며 구성된 위원회"라며 "하는 일은 초등 3학년 이하 어린이 중 대학생의 지적능력을 가진 '신동'을 선발하고 지원하는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교수가 언급한 신동판별위원회는 2006년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도로 만들어진 과학신동 판별심사 위원회다. 당시 과기부는 "송유근군의 경우 정부의 제도가 미흡해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학신동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신동들이 모두 모였다"며 "미분방정식을 푸는 초등 3학년, 맥스웰의 법칙을 이해하는 초등 2학년, 4년간 동·식물 관찰일기로 동·식물에 빠삭한 초등 3학년. 세상엔 정말 똑똑한 어린이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막상 수업이 시작되자 정 교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설이나 동화 혹은 만화 속 인물에 비유해 소개해보자"고 말한 순간,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예 읽은 작품이 거의 없거나 정 교수의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속출했다.
그나마 정 교수의 말을 이해한 한 아이가 "얘들아, 네 정체성을 먼저 규정해봐. 그리곤 동화 속 인물 안에서 그런 정체성의 인물을 찾아봐"라고 말하자, 또 다른 아이는 "정체성이 뭐냐"고 되물었다.
또 정 교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원이나 과외 수업에서의 선행학습으로 배웠을리 없는 문제들을 내기도 했다. 상황을 주고 해석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을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정 교수는 당시를 "다시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 신동'들은 생전 처음 보는 문제에 겁을 먹었다"고 회상했다.
정 교수는 "결국 선행학습으로 길러진 신동이 아닌, 지식은 부족하지만 가능성 있는 신동 6명을 골랐다. 대학 수준의 지적능력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수준은 충분히 돼 보였다"며 "인간에 대한 예의와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는 애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를 포함한 위원회는 정부에 "언론이 주목하고, 특권의식이 생겨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며 이들을 신동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제안했다. 또 △대학교수가 개인 사사를 하도록 할 것 △1~2명의 소수가 아니라 좀 더 많은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재원을 확충할 것 △과학 신동에만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능력으로 관점을 넓힐 것 △인격적인 성숙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채택되지 못 했고, 결국 과학신동 프로그램은 흐지부지되다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정 교수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행복한 인재'로 키우는 일"이라면서 "격리교육은 적절하지도 않다. 결국 그들이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바로 같은 반 친구들 같은 사람들이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소수를 위한 영재교육, 사관학교식 신동교육은 제대로 수행되기도, 깊은 성과를 담아내기도 어렵다"면서 "태릉선수촌에서 축구선수를 키워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는 식의 전략을 모든 교육에 적용하면 안 될 일"이라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10년 트위터를 통해 "4년 전쯤 신동판별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송유근 같은 신동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며 구성된 위원회"라며 "하는 일은 초등 3학년 이하 어린이 중 대학생의 지적능력을 가진 '신동'을 선발하고 지원하는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교수가 언급한 신동판별위원회는 2006년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도로 만들어진 과학신동 판별심사 위원회다. 당시 과기부는 "송유근군의 경우 정부의 제도가 미흡해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학신동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신동들이 모두 모였다"며 "미분방정식을 푸는 초등 3학년, 맥스웰의 법칙을 이해하는 초등 2학년, 4년간 동·식물 관찰일기로 동·식물에 빠삭한 초등 3학년. 세상엔 정말 똑똑한 어린이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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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정 교수의 말을 이해한 한 아이가 "얘들아, 네 정체성을 먼저 규정해봐. 그리곤 동화 속 인물 안에서 그런 정체성의 인물을 찾아봐"라고 말하자, 또 다른 아이는 "정체성이 뭐냐"고 되물었다.
또 정 교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원이나 과외 수업에서의 선행학습으로 배웠을리 없는 문제들을 내기도 했다. 상황을 주고 해석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을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정 교수는 당시를 "다시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 신동'들은 생전 처음 보는 문제에 겁을 먹었다"고 회상했다.
정 교수는 "결국 선행학습으로 길러진 신동이 아닌, 지식은 부족하지만 가능성 있는 신동 6명을 골랐다. 대학 수준의 지적능력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수준은 충분히 돼 보였다"며 "인간에 대한 예의와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는 애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를 포함한 위원회는 정부에 "언론이 주목하고, 특권의식이 생겨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며 이들을 신동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제안했다. 또 △대학교수가 개인 사사를 하도록 할 것 △1~2명의 소수가 아니라 좀 더 많은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재원을 확충할 것 △과학 신동에만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능력으로 관점을 넓힐 것 △인격적인 성숙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채택되지 못 했고, 결국 과학신동 프로그램은 흐지부지되다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정 교수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행복한 인재'로 키우는 일"이라면서 "격리교육은 적절하지도 않다. 결국 그들이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바로 같은 반 친구들 같은 사람들이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소수를 위한 영재교육, 사관학교식 신동교육은 제대로 수행되기도, 깊은 성과를 담아내기도 어렵다"면서 "태릉선수촌에서 축구선수를 키워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는 식의 전략을 모든 교육에 적용하면 안 될 일"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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