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부터 매년 방영되는 완후이는 두 시간에 걸쳐, 많게는 10개 이상씩 소비자를 기만하는 불량 기업들을 공개해왔다. 해당 프로그램은 국가품질감독검염검험총국, 국가식약품감독관리총국, 중국소비자협회 등 국가 정부기관과 CCTV 특별 취재팀이 공동으로 6개월에서 1년간 준비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불량기업으로 낙인 찍히면 이미지 추락과 주가 폭락, 판매량 급감 등 엄청난 후폭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국 내 기업들은 매년 3월 15일이 다가오면 낙인 찍힐까 두려워한다. 이에 기업들 사이에서 완후이는 '공포의 저승사자', '기업의 살생부'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동안 프로그램에서 불량 기업으로 낙인 찍혀 후폭풍을 맞은 기업은 부지기수다. 특히 외국 기업들이 자주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에 올해 블랙리스트 공개를 앞두고 어떤 글로벌 기업이 포함될지가 주목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불량 간식 '라탸오(辣條, 매운 존뜨기)', 가짜 토종란, 의료쓰레기 불법 유통 체인, 인공지능(AI) 광고전화 소프트웨어, 자격증 불법 거래, 불량 위생용품, 불법 가전 애프터서비스, 불법 애플리케이션(APP) 대출, 전자 담배 등을 보도했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16일 샤처단라탸오(蝦扯蛋辣條), 선저우계란(神丹雞蛋), 롄톈계란(蓮田雞蛋) 등 중국 브랜드가 방송에서 폭로되자 징둥(京東), 타오바오(淘寶), 쑤닝(蘇寧)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발 빠르게 문제 된 제품들을 판매 중단했다고 전했다. 현재 다른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판매 중이지만 조만간 판매 중단될 것이라고 매체가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중국이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외상투자법(外商投资法·외국인투자법)을 통과시키자 완후이에서 외국 기업이 아닌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에 통과된 외상투자법은 1979년 중외합자경영기업법, 1986년 외자기업법, 1988년 중외합작경영기업법 등 중국의 '외자 3법'을 통합해 새로 만든 법이다.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 금지, 외국인 기업의 내국민 대우, 외국인 독자 투자 기업 허용 분야 확대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상투자법을 통해 외국인 투자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내외 기업들을 규정에 따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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