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범죄’ 의혹에 휩싸인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주장했다.
MBC ‘PD수첩’은 28일 김 원장이 자신의 환자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 혐의를 받은 것과 관련해 김 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앞서 김 원장은 환자들로부터 강제추행, 성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2016년부터 김 원장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온 여성 환자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김 원장으로부터 수차례 성폭행 당했다며 김 씨를 고소했다. 이전에도 김 원장은 2017년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여성 환자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검찰은 주고받은 문자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위력 행사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11월 해당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김 원장은 2013년 회식 자리에서 간호조무사 2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PD수첩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나는 억울하다”며 오히려 여성 환자들로부터 강제로 성관계를 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원장은 “성관계는 합의에 의해 할 수도 있고, 비합의하에 할 수도 있다”며 “여자 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자신을 고소한 여성 환자를 지칭하며 “본인이 맨날 마지막으로 예약한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제가 퇴근을 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그분은 뭔가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였고 저는 그냥 있었는데 강제로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한 환자와 가진 성관계가 총 5회인데 5차례 모두 김 원장이 원치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냐’고 묻자 김 원장은 “진짜 당연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김 원장은 ‘환자와 성적 접촉을 하거나 애정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알고 있냐’는 질문에도 “그래서 거절하고 싫은 내색을 다 냈는데도, 달라붙은 건 두 분이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뒤 ‘굿 닥터’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 정신과의사로 발돋움한 인물로, 2017년 유아인이 자신을 ‘애호박’에 비유한 네티즌과 SNS에서 설전을 벌이자 유아인에게 ‘경조증’을 언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잇따른 성폭행 의혹과 논란이 일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에서 제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