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보잉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A2'로 동결했으나, 등급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제시했다. 이날 앞서 피치도 보잉의 신용등급을 무디스와 같은 수준인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머잖아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1% 하락했다. 보잉은 다우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로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기업 중 가장 높기 때문에 보잉 주가가 요동칠 경우 다우지수 전체가 출렁일 수 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운항중단 전과 비교해 회사의 재정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면서 "재정이나 명성에서 보잉이 받게 될 궁극적 여파의 해법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피치는 보잉의 가장 인기 기종인 737맥스의 운항중단이 앞으로 몇년 동안 회사의 영업이익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37맥스의 운항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경제가 둔화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보잉과 거래하는 항공사, 보잉에 부품을 제공하는 약 1만3000개의 현지 납품업체, 일자리 수십만 개가 보잉 위기의 영향권에 있다는 설명이다. 또 보잉의 항공기 수출 물량이 줄어 미국의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안전성 우려로 737맥스 인도를 중단한 보잉은 생산량을 월 42대로 줄였다. 4월의 52대에서 20% 가까이 축소한 것이다. 지난 5월엔 미국의 내구재 수주가 전월대비 1.3% 감소한 데는 여객기 수주가 줄어든 이유가 컸다.
이 같은 여파는 오는 26일 발표를 앞둔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잉의 생산량 감소가 미국 성장률을 약 0.1%포인트 끌어내렸을 것으로 봤다. WSJ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연율 2% 성장해 1분기의 3.1%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재고량을 조절하기 위해 보잉이 생산을 더 줄일 경우 보잉과 거래하는 납품업체들이 위기에 대응해 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보잉은 737맥스의 인도 재개를 희망하지만 일부 당국자나 항공사들은 올해 안에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연말 보잉의 항공기 재고가 30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737맥스 운항중단으로 여름 성수기에도 여객기가 부족해 수 천개 항공편을 취소했으며, 오는 11월까지도 운항재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2분기 취소 항공편이 7800편에 달하고, 이로 인해 세전이익에서 1억8500억 달러어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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