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전문가들 LG·SK배터리 분쟁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

  • 시장 성장 가능성 커 갈등봉합 어려워

  • 화해 종용 회사에 부담…우선 지켜봐야

배터리산업 전문가들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인 만큼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봤다. 다만 산업 생태계 측면에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주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시장 규모가 확대중인 만큼 양사의 갈등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갈등이 자연스러운 문제"라며 "국가나 산업 전체를 보는 입장과 기업 입장은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산업 생태계 측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갈등이 장기화되면 긍정적인 효과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국내 기업들이 1, 2위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에 어부지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도 "두 기업의 경쟁이 선의의 경쟁이 된다면 서로 발전하는 관계가 될 수 있지만 아직은 시장 초기 선점이 중요해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라며 "국내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는 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봤다.

향후 전망에 대해 이 연구원은 "특허분쟁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 "앞서 삼성 등의 특허 문제를 보면 기업 간 갈등이 깊어지다가 어느 순간에 합의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갈등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분쟁과 다르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보호무역기조 등 통상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기업 간에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배터리의 경우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국내에 있다 보니 분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국내 기업 간 싸움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기업이라는 면에서 세계시장 주도권을 둔 분쟁"이라며 "경쟁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지나친 경쟁에 자원이 투입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두 기업에게 화해를 종용하는 분위기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재범 연구원은 "이번 대립은 각 기업 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화해를 종용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 투자비가 크다. 기업들은 현재 수익성이 좋지 않지만 미래 시장을 담보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고객사가 확보돼야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어 각 기업에는 예민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좌측)과 LG화학 직원들이 배터리를 살펴보고있다. 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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