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달러 패권...전세계 달러 보유 비중 '뚝'

  • 글로벌 외환보유고 내 달러 비중 2013년 이후 최저

  • '안전자산' 엔·유로, 국제위상 높아진 위안 수요 늘어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이후 가장 낮아졌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현재 전 세계 149개국(지역)이 공식 보유한 외환은 약 11조200억 달러로 전 분기(10조9000억 달러)보다 1.1%가량 늘었다.

세계 각국이 외환보유고에 담고 있는 달러화는 약 6조7900억 달러로 전체의 61.63%를 차지했다. 보유 비중이 전 분기(61.86%)보다 낮아진 것으로 2013년 4분기(61.27%) 이후 최저치라고 한다.
 

글로벌 외환보유액 및 통화별 보유액 추이(단위: 십억달러)[그래픽=국제통화기금(IMF) 웹사이트 캡처]


달러와 반대로 일본 엔, 유로, 중국 위안화는 모두 1분기에 비해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엔화 비중은 2분기에 5.41%로 2001년 1분기 이후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엔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돋보인 게 수요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비중이 높아진 것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유로 체제 사수 노력이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비중은 1.97%로 IMF가 글로벌 외환보유고 내 위안화 비중을 발표하기 시작한 2016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는 2016년 IMF 준비통화인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에 공식 편입되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다. 위안화의 SDR 구성통화 편입은 달러, 유로, 파운드(영국), 엔에 이어 다섯째다. 위안화는 SDR 통화 가운데 달러, 유로 다음으로 편입 비중이 높다. 사실상 세계 3대 통화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로이터는 달러가 여전히 세계 외환보유고를 장악하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이 달러에서 벗어나 보유 외환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패권이 부쩍 약해지고 있는 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미국이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고수해온 강달러 정책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에 대한 믿음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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