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는 NH투자증권 본사에서 ‘2019년 하반기 멕·러·브 채권 투자포럼’을 열었다. [사진=이민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한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상반기에는 유가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가격 안정과 선진 은행의 금리 인하정책으로 신흥국 채권시장은 강세를 이어갔다.
성적표를 보면 신흥국 채권 중에선 러시아채권의 수익률이 높았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및 블룸버그가 지난 9월까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러시아 채권은 30.9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과 멕시코(페멕스) 채권은 제각기 15%, 26%의 수익률을 냈다.
상반기 증권가에선 브라질채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연금개혁이 통과된다면 신용등급 상향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브라질채권은 연금개혁 이슈 이후 수익률을 높일만한 재료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다만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헤알화 환율이 안정돼 있어야 하는데, 헤알화 환율이 달러당 4.1헤알까지 올라 헤알화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헤알화 약세는 수입 물가에 부담을 주게 돼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브라질 채권의 예상 수익률은 5~7% 수준”이라며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브라질 채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면 매력도는 다소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를 대신한 채권으로 페멕스 채권이 꼽힌다.
페멕스는 멕시코에서 가장 큰 국영기업으로 원유와 지하자원 개발을 독점으로 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 수입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페멕스는 적자경영으로 인한 과도한 부채로 투자 부적격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오랜 자금난으로 페멕스의 부채는 1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러나 멕시코 암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이후 페멕스의 신용등급 향상을 위한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페멕스의 기초체력이 높아진다면 회사의 채권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용 연구원은 “멕시코 정부는 페멕스의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올해 20광구를 추가로 개발했고 석유 절도 근절 노력으로 올해만 약 18억 달러의 추가 이익을 얻었다”며 “정부가 자금지원과 세제지원에 나선다면 부채율은 지금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멕시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도 페멕스 채권에 긍정적이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2018년 12월 8.25%의 기준금리에서 지난 8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물가인상률이 낮고 환율 가치가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게 한다.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러시아는 2020년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금리 수준이 높게 형성돼 있고 물가가 안정돼 있어 잎으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부재가 투자환경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연구원은 “푸틴 이후 대체자 없어 당분간 저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는 본사에서 ‘2019년 하반기 멕·러·브 채권 투자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은 올해로 4년째를 맞았으며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 신흥국 채권에 대해 전망하고, 투자자를 위해 조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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