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페소, 칠레 페소가 달러를 상대로 일제히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콜롬비아 페소·달러 환율은 장중 3522.25페소까지, 칠레 페소·달러 환율은 819.97페소까지 각각 뛰었다. 페소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콜롬비아와 칠레는 최근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브라질은 대규모 시위를 피하고 있지만 헤알화 급락에 직면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틀 사이 세 차례나 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매도했지만 헤알화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헤알·달러 환율은 1.2% 올라 4.770헤알을 기록했다.
칠레 페소는 지난 한 달 동안 11% 떨어졌다. 지난달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으로 촉발된 시위가 소요 사태로 번지면서다.
오무툰데 라왈 베어링 머니매니저는 "중남미판 '아랍의 봄'이라고 부를만하다"면서 "통화가치가 각국의 상황에 조정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높은 과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우루과이 페소도 27일까지 엿새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달러 대비 역대 최저치 부근을 가리키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신흥국 통화 가운데 최악의 하락세를 보이는 3대 통화가 모두 중남미 통화다. 아르헨티나 페소가 올해 들어 달러를 상대로 37% 추락했고, 칠레 페소가 15%, 브라질 헤알이 9% 각각 미끄러졌다고 블룸버그가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오를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물가 상승 압박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 어렵다는 게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피터 체치니 전략가의 지적이다. 칠레의 경우 10월 전년비 물가상승률이 2.5%를 기록, 9월의 2.1%에서 0.4%포인트 높아졌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물가 오름세가 가속화할 경우 경제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2일(현지시간) 칠레 반정부 시위대 모습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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