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베이직] 저성장·불확실 속 희망 시그널도 '모락모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성환 기자
입력 2020-01-02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OECD 경기선행지수 29개월 만에 반등…반년 뒤 경기 회복 기대감

  • 미ㆍ중 1단계 합의·반도체 업황 회복·한일 대화 등 악재 개선 분위기

  • 정부, '투자 활성화' 방점 찍고 '경제 상황 돌파' 총력전

  • 전문가들 "경기 반등해도 여전히 잠재성장률 밑돌아…구조개혁 시급"

2.0%. 지난해 우리 경제가 받은 성적표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역대 다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다. 미·중 무역 갈등, 중국 성장률 둔화, 반도체 불황,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들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이런 악재로 수출은 1년 넘게 뒷걸음질을 쳤다. 경제 활력도 떨어졌다. 기업은 투자에 나서지 않았고, 국민은 지갑을 닫았다.

다행히 2020년 경자년 새해, 우리 경제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하나씩 걷히고 있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조금은 나아질 조짐을 보인다. 반도체 업황도 차츰 회복하기 시작했다.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서 한·일 양국이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올해 우리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OECD 경기선행지수 29개월 만에 반등…반년 뒤 경기 회복 기대감

경기 지표상으로도 희망적인 신호가 눈에 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작년 10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8.88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2017년 6월(101.72) 이후 지난 9월(98.85)까지 28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29개월 만에 반등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 미만에서 하락세면 경기 하강 혹은 수축 지속을, 100을 밑돌면서 상승세면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해석한다. 올해 상반기엔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OECD 경기선행지수(CLI)[그래프=OECD]

실제로 최근 우리 경제에 반가운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은 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로 휴전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 역시 수요 감소, 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하나둘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본 수출규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두 나라도 서로 대화의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세계 교역 증가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2.7%로 나아질 전망이다. 수출 위주 경제 구조인 우리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런 요인으로 우리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2.3%로 예측했다. 해외 투자은행(IB) 등 글로벌 기관들도 2.2~2.3%를 제시, 올해 우리 경제가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 정부, 경제정책 '투자 활성화' 방점…경기 반등 뒷받침

정부는 이런 대외 환경에 맞춰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 올해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실제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드시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경제 상황 돌파'를 별도의 정책 카테고리로 설정했다"면서 "투자 회복 강도가 경기 반등의 폭을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기업·민자·공공 등 3대 분야에서 100조원 투자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기업·민간·공공 투자 30조원보다 70조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공공기관 투자는 지난해보다 5조원 늘린 60조원으로 계획했다. 공공주택, 철도·고속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발전소 건설 및 시설 보강, 신재생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SOC에는 3조5000억원 늘어난 23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동시에 기업의 호응도 끌어내기 위해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제도와 행정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25조원까지 끌어낼 계획이다.

◆ 여전히 잠재성장률 못 미쳐…구조개혁 시급

그러나 올해 2.4% 성장률을 달성해도 여전히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7%로 추산했다. 한국은행은 2019∼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5∼2.6%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만큼 여전히 경제 침체라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21∼2025년에는 2% 초반에 머물다 이후 1%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출산에 생산 가능 인구가 빠르게 줄면서 생산성이 정체됐는데도 구조 개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 개혁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업들 역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경제 전반의 구조 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세제·금융·노동 시장 개선과 규제 개혁 등 동원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침체가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