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서생원(鼠生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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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초빙논설위원
입력 2020-01-0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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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의 천하 통일은 쥐 덕분이다. 태산(泰山)은 흙 한줌도 양보하지 않아서 높고, 하해(河海)는 작은 물줄기 하나도 가리지 않아 깊다는 명언의 주인공 이사(李斯). 그가 제왕학을 배워 큰 뜻을 펴도록 깨달음을 준 ‘스승’이 바로 쥐다. ▷이사가 초나라 변방의 하급 관리일 때다. 하루는 변소에 갔다가 더러운 것을 먹던 쥐들이 화들짝 놀라 달아나는 걸 봤다. 이어 창고에 들어가니 곡식을 먹던 쥐들이 놀라지도 않고 여유작작했다. 이사는 깨달았다. “사람이 어질거나 못난 것은 이들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달렸을 뿐이다.” 곧바로 사표를 던지고 순경(荀卿)의 문하에 들어간다. 서생원(鼠生員)의 가르침이랄까. ▷쥐뿔도 없고, 쥐꼬리만 하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생쥐 한 마리가 태산(泰山)을 흔드는 시절이다.◀ <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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