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공간정보는 현실 세계를 점과 선, 면의 2차원 객체로 일반화하기 때문에 데이터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현실의 이해와 분석에 한계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나온 것이 다차원, 즉 3차원 공간정보이다. 3D 공간정보는 현실 세계와 유사한 입체 공간을 제공해 사용자의 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확한 분석을 가능케 한다.
이지스는 3D 공간정보 소프트웨어를 2003년 국내 최초로 개발해 도시 단위의 3차원 공간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의 3차원 공간정보 활용 서비스 '오픈 플랫폼(V-World)' 역시 이지스가 개발한 3D GIS(지리정보시스템) 엔진이 기반이다.
김성호 이지스 대표는 "도시에 관련된 과학적 업무수행과 이를 뒷받침할 솔루션 개발에 관심이 커졌을 때 당장의 사업 운영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한 분야의 선도 기술이 있는 회사에 대한 목표를 세웠다"며 "이런 목표와 함께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5년간 자체기술로 3차원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창업 당시 국내 공간정보 시장은 2차원 기반이었다. 그는 "생활공간은 입체(빌딩 숲)다. 이에 맞는 입체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야 정확한 예측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국산 기술력으로 외산 툴에 대항하는 솔루션 개발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스는 현재 전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3차원 공간정보 기술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을 위해 수집되는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기술과 정밀지도를 구축하기 위한 자동 공간정보 추출 솔루션을 구현해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고층아파트 건축 후 80여 가구를 대상으로 총 70억원의 일조권 피해를 보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최근에 났다"며 "3차원 기반 일조권 시뮬레이션으로 일조침해 현황을 파악했다면 이러한 분쟁이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화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와 피해 범위를 분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2D에서는 단순히 수평적인 범위로만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3D를 활용하면 수직적인 피해 범위도 분석해 피해 결과를 예측하는 데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위험이 큰 지하시설물 파악에도 3D 공간정보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3D 공간정보를 활용할 경우 지하에 설치된 다양한 관(상수관, 하수관, 급수관 등)의 두께, 깊이를 반영해 지하에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더불어 상수관에 누수가 발생했다면 위로 치솟아 오르는 물줄기의 범위를 파악해 보다 쉽게 피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스는 재난 재해와 지진, 화재, 주거환경 등 다양한 응용분야로 기능 확장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2010년을 시작으로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2차원과 3차원 공간정보를 활용해 도시관제, 도시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솔루션을 개발,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는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3D 공간정보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원이 다른 통신 속도로 3D 공간정보의 활용 한계를 거뜬히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공간정보 시장은 특히 다양한 기능을 포함한 제품 개발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대표는 "3D로 된 지구본을 확대하면 실내 BIM(건축 정보 모델) 데이터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안정화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AI(인공지능) 학습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다양한 기능 개선을 통해 매 순간 변화하는 실세계를 디지털트윈으로 재현하는 공간정보 서비스 플랫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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