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통계청의 '2019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477만2000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했다. 정부의 재정 일자리 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1분위 근로소득이 8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는 945만9000원으로 1.4%로 소폭 늘었다.
특히 1분위는 전체 분위 중 가장 높은 소득 증가율을 보였다. 1분위 소득(전년비)을 보면 △2018년 4분기 -17.7%, △2019년 1분기 -2.5% △2분기 0.04% △4분기 6.9%로 올해 들어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는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한 2017년 4분기를 제외하면,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기재부는 "최근 고용 개선으로 7분기 연속 감소하던 근로소득이 증가로 전환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파악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도 감소했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6배로 1년 전보다 0.21배포인트(p) 낮아졌다. 수치가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 4분기를 기준으로 2015년(4.37배), 2016년(4.63배), 2017년(4.61배)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5분위 배율은 2018년 5.47배로 급등한 뒤 지난해 다시 떨어졌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이 8분기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5분위 가구의 소득은 소폭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1분위 소득이 증가한 것은 정부 정책 영향이 크다. 어르신 소득 하위 20%의 기초연금과 생계·의료급여 대상 중증장애인의 기초급여액을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했다. 근로장려금(EITC) 기준도 낮추고 금액은 높였다. 실업급여 역시 지급 기간을 기존 90~240일에서 120~270일로 확대하고, 지급액도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올렸다.
소득별로 보면 사업소득만 감소했다. 사업소득은 월평균 89만16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2.2% 줄었다.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다. 소득분위별로 사업소득은 3분위(-10.9%)와 4분위(-7.0%), 5분위(-4.2%)는 감소한 반면 1분위(11.6%), 2분위(24.7%)는 증가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1분위는 자영업자가 늘었다기보다 음식·숙박업 등의 호황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4~5분위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4분위의 경우 자영업 가구 비중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당분간 자영업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 국장은 "2015년 당시 사업소득 감소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영향을 미쳤다"면서 "앞으로 영향은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소득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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