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을 과일 잘 익었나?”…이종흔 고려대 교수팀 판별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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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민 기자
입력 2020-03-0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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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일 신선도·식물 성장 과정 알 수 있는 에틸렌 검출 센서 개발

  • 스마트 파밍에도 활용…연구 결과 세계적 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실려

#1. 덜 익은 바나나를 빨리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나나 아래에 사과, 키위, 다른 바나나 등을 두면 된다. 아래에 위치한 과일에서 배출되는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이 바나나의 숙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2. 감자를 사과와 함께 비닐에 넣으면 감자의 싹이 나는 것을 억제한다. 사과에서 배출되는 에틸렌의 효과다. 에틸렌은 씨앗의 발아, 꽃의 개화, 식물의 성장과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종흔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대표적인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 가스를 검출하는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식물호르몬은 식물에 의해 생산되는 저농도 조절 물질로 식물의 생리 과정을 조절한다.

저분자량의 에틸렌 가스는 높은 결합에너지로 인해 산화물 반도체형 가스 센서로 선택적 검출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센서 개발을 위해 산화물 반도체 가스 센서 감응막 상단에 나노 두께의 산화물 촉매 층을 코팅하는 이중 층 구조를 도입했다.

연구에서 개발된 센서는 주위 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과일 숙성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호하는 과일 숙성 정도가 다른데, 현재까지 과일의 숙성도는 껍질의 색이나 촉감 등 개인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했다. 바나나·토마토·애플망고 등 시간에 따라 색이 바뀌는 과일은 숙성 정도를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복숭아·키위·블루베리 등은 색만으로 숙성 정도를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정도의 숙성상태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선 과일에서 발생하는 미량의 에틸렌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다.

연구진은 바나나·애플망고·복숭아·키위·블루베리 등 5가지 과일에서 배출되는 에틸렌 농도를 이 연구에서 개발된 센서로 15일간 측정한 결과, 과일의 숙성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선 가스 센서 모듈을 이용해 감지 신호를 스마트폰 등 다른 장치로 보내 과일의 숙성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무선 가스 센서 모듈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과일의 숙성도 실시간 모니터링과 가스 감응 특성 및 사물인터넷과 결합된 센서의 스마트 파밍 모식도. [사진=고려대 제공]

이 교수는 “ICT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선통신 기반 소형 센서로 미량의 식물 호르몬을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대표적인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을 초소형화가 용이한 산화물 반도체형 가스 센서로 선택적으로 검출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식물에 센서를 부착하고, 식물에서 발생하는 에틸렌 농도를 사물인터넷으로 모니터링하면 스마트 파밍(Smart Farming) 기술 발전을 더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제1 저자인 정성용 고려대 박사과정생, 강윤찬 고려대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삼성전자 미래육성재단 과제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달 2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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