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끝낸 김정은, 가장 먼저 한 일은 '내부 기강 잡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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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3-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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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정치국 확대회의서 이례적으로 간부 해임 공개

  • 제재 장기화·코로나19에 흔들리는 내부 기강 잡기 목적

  • 북한 민심 다잡는 동시에 간부들에는 '경고 메시지' 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 핵심 간부를 해임하는 등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지난달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국가적인 ‘초특급’ 방역 대책을 강구하고 지시했다. 아울러 리만건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장과 박태덕 당 부위원장(농업 담당)을 공개 해임했다.

정치국 회의에서 고위 간부의 해임안을 다루고 이를 공개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해석과 함께 리만건 조직지도부장의 해임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노동당 중앙위의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에 대한 인사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권력기관으로, 노동당 전문부서 중 최상위 권력을 자랑한다. 그런 기관의 수장인 조직지도부장이 공개적으로 해임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리만건 조직지도부장의 해임 사유를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고 “우리 당 골간 육성의 중임을 맡은 당 간부 양성기지에서 부정부패가 발생했다”고만 언급했다. 당 간부 양성기지는 중앙과 지방의 노동당 고위 간부들을 재교육하는 김일성고급당학교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리만건 조직지도부장이 ‘당 간부 양성기지’의 부정부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당 인사정책을 총괄하는 부서의 수장으로서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태덕의 해임에도 부정부패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경제 위기에 처한 북한의 현실에서 부정부패가 가장 많이 벌어질 수 있는 농업을 총괄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의 공개적인 당 간부 해임은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는 내부 기강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제재 장기화와 함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 봉쇄로 심화하는 경제난으로 자칫 동요할 수 있는 민심을 다잡는 동시에 간부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이 확대회의에서 부정부패 현상을 지적하며 “모든 당 일군(일꾼)들과 당 조직들이 이번 사건에서 심각한 교훈을 찾으라”고 말한 것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한편 이번 확대회의에서 해임된 간부들의 후임은 언급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를 논의한 동시에 리만건, 박태덕 등 주요 간부를 해임했다고 지난달 2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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