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미래한국당) 창당을 ‘가짜정당’이라고 극렬히 비난하던 민주당이 결국 같은 길을 갈 것 같다. 여권에선 이미 여러 갈래로 창당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래도 차마 대놓고 추진할 염치는 없었던 듯 예의 ‘의병론’을 들고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창당)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걸 어쩌겠느냐”고 했다. 의병에 처음 기댄 사람은 조국 전 법무장관이다. 작년 7월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격화되자 동학혁명 당시 의병들을 기리는 ‘죽창가’를 언급해 논란을 자초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꼼수지만 그걸 추진하는 방법이 더 꼼수 같다. 오히려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막기 위해 안정 의석이 필요하다”고 솔직히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 국민이 이 정권에 염증을 내는 건 ‘의병’ 운운하면서 끝까지 자신들을 정의로운 것처럼 포장하는 그 위선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