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는 자유낙하 중이다.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2일 아시아 시장에서 장중 한때 배럴당 48.40달러까지 떨어지며 2017년 7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바이러스 확산에 글로벌 경제 활동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원유 수요가 급격히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당초 올해에는 미·중 무역전쟁 휴전과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원유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을 강타하고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제조, 관광 등 각 분야가 얼어붙으며 원유 수요를 짓누르고 있다.
더그 킹 머천트커머디티펀드 공동 설립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올해 원유 수요는 전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1985년 이후 35년 동안 원유 수요가 늘지 않은 건 금융위기에 빠졌던 2008~2009년,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던 1993년 등 총 3년이 전부다. 그만큼 올해 원유시장 분위기가 침체됐다는 것이다.
스탠더드 차터드 소속 에밀리 애쉬포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OPEC+가 과감한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대가가 클 것"이라면서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붕괴되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회의에서 일일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을 제안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코로나19 우려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 OPEC+ 전문가회의에서 패널들이 권고한 하루 60만 배럴 감산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추가 감산에 미온적이던 러시아도 사정이 악화한 만큼 입장에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가는 로이터에 "현재 가격으로는 OPEC+ 대부분 국가가 재정을 유지할 수 없으며 러시아는 보이는 것보다 유가 하락에 관용적이지 않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사우디가 일일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외신은 이번 정례회의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영상 회의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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