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신용대출 1조원 급증...주택대출 규제 강화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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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3-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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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는 9563억 늘어…2년1개월 만에 최소 증가폭

지난달 주요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원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출 규제로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439조5901억원으로, 전월 대비 9563억원 늘었다. 주담대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18년 1월(9565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지난해 주담대는 한때 전월 대비로 3조원 이상 늘었다가 12월 1조3066억원, 올 1월 1조2557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주담대는 전년 동월 대비 7.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8년 12월(7.2%)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축소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주담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12·16 대책을 내놨다.

또 시가 9억원 초과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 지난해 11월부터 공적 보증기관이, 올 1월부터는 민간 보증기관이 전세자금 대출의 신규보증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보증이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아 고가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이 막힌 셈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조이자 신용대출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주택 구입을 미룰 수 있지만, 전세자금은 실수요 성격이 커 전세자금대출로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 현재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월 말보다 1조1925억원 늘었다. 연초라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면 증가액은 이례적으로 크다. 통상 연초에는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 등 여윳돈이 생겨 신용대출이 감소해왔다. 지난해 1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916억원 감소했고, 2월에는 8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1월에도 2247억원 줄었으나, 2월에는 1조원 넘게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에는 일반적으로 보너스를 받아 마이너스 통장이 많이 꺼지는데, 지난달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은 주담대 규제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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