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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 소비 트렌드를 바꾼 ‘미세먼지 효과’가 보일러에게도 미쳤다. 불과 몇 년 새 미세먼지를 차단해 주는 제품이 가족·개인 건강을 지키는 필수품이 되면서 소비자들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힌 난방에도 친환경을 찾기 시작했다.
5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2018년 125만대 규모였던 보일러 시장은 따뜻한 날씨의 영향으로 지난해 111만대로 다소 축소됐다. 전체 규모는 줄었으나 콘덴싱보일러는 2018년과 유사한 30만대 규모를 유지했다.
보일러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친환경인 콘덴싱보일러를 속속 출시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필(必)환경’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는 가운데, 미세먼지를 줄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콘덴싱보일러 효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별로 판매량에 차이가 있지만, 상위 업체의 경우 콘덴싱보일러 판매 비중이 40%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콘덴싱보일러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보일러시장이 빠르게 친환경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 변화는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보일러 대리점과 설비업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에어컨처럼 간단한 시공을 진행해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해달라고 주문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콘덴싱보일러 사용에 따른 난방비 절감 효과와 보급 지원사업으로 인한 구입비용 감소, 친환경 소비에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콘덴싱보일러의 판매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관계자 역시 “체감상 최근 고객문의 중 약 80%가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문의”라며 “친환경보일러 의무화를 앞두고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사회적 요구로 친환경 보일러 확대 필요성이 높아지자, 정부는 올해 4월부터 환경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친환경 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정부의 친환경 보일러 보급 지원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만 해도 소비자들의 절반은 친환경 보일러 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나, 4명 중 3명은 정부의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 지원사업을 모르고 있었다. 미래기준연구소에 따르면, 지원사업 참여 및 보일러 교체에 대한 긍정의향이 48.7%였으나 지원사업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25%에 불과했다.
채충근 미래연 대표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콘덴싱보일러 보급지원사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자체 별 다른 사업명칭을 통일해 소비자 혼란은 최소화함으로써 성공적인 지원사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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