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업계 너도나도 몸집 불리기..."크게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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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3-0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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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합병 발표 이후 중국·일본·싱가포르도 추진

  • 기술공유·간접비 절감 등 가격경쟁력 제고 전략

글로벌 조선업계에 몸집 불리기 열풍이 불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사업을 재편해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다. 전문가들은 기술공유·간접비 절감 등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합병 발표 이후,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의 대표 조선업체가 합병과 제휴 등으로 대형화에 합세하고 있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국영조선소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CSIC)의 합병을 승인해 중국선박공업그룹(CSG)을 출범했다. 1982년 중국선박공업총공사 설립 후, 1999년 국유기업 간 공정경쟁을 위해 장강을 경계로 남쪽 CSSC와 북쪽 CSIC로 분리한 것을 재결합한 것이다. 

일본의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는 지난해 11월 자본·업무 제휴를 통해, 대형컨테이너선·대형유조선·벌크선 등을 공동영업·설계하기로 합의했다. 이마바리는 JMU의 지분 30% 미만을 취득할 예정이고 영업·상선설계 전담 회사를 설립한다. 기술을 공유하고 생산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해양플랜트 분야 강자인 싱가포르의 셈코프와 케펠도 합병을 추진한다. 양사 모두 싱가포르의 테마섹이 보유한 회사로, 해양플랜트 시장 악화에 따른 경영난이 합병의 주요 계기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조선업계의 대형화 움직임은 치열해지는 수주 경쟁 환경에서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기술공유·간접비 절감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발표하고 한국과 EU 등 6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12월 합병 건에 대해 최초 승인했으며 기업결합 승인의 핵심국가로 평가받는 EU도 같은달 심층심사를 결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합병과 달리 중국과 일본이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경우 컨트롤 타워가 이미 일원화된 국유기업 지주사 간의 합병이며, 조선업체가 지리적으로 산재해 합병 실익이 낮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일본은 중소업체가 난립하고, 고부가 선박 중 경쟁력이 열위인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부족한 기술인력 등 자원 공유와 비용 절감을 목표로 했지만, 한국과 중국 업체의 대형화를 견제할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대형화가 수주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은 커졌다. 모든 업체가 기술공유와 간접비 절감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주물량이 많이 줄어들면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우위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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