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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기침체 초읽기] 선명해져 가는 일본 경제의 암울한 징조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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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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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P 성장률 "-7.1%" 충격...일본 경제에 드리운 'R(Recession·경기침체)'의 그림자

  • 코로나19가 가로막은 경제성장 돌파구...올림픽 취소 압박·대외 충격에 속수무책

최근 일본 경제가 심상치 않다. 일본 경제에 경제침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기 때문이다.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다.

지난달 17일 일본 내각부가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하자 일본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GDP 성장률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 GDP는 전분기보다 1.6% 감소했다. 연율로 따지면 무려 6.3%나 하락한 것이다. 발표 전부터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10월부터 시행한 소비세 인상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데도 시장 예상치는 -0.9%에 불과했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9일 속보치에 일부 데이터를 보충해 확정치를 발표했지만, 앞서 수치보다도 0.2%포인트나 더 떨어졌다. 연율로는 -7.1%나 된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6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대외적 악조건과 더불어 일본 정부가 자초한 소비세 인상은 GDP 기여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여파에 벼랑 끝에 선 일본 경제는 추락을 면할 방도를 찾기가 여의치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본 정부의 진로를 모두 막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 갈등을 마무리했지만, 세계 공장은 가동을 멈추고 제조업 전망은 사상 최악을 향하고 있다. 국가 간 인적 교류의 단절은 올해 일본 정부의 핵심 전략 산업인 관광업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올 한해 40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아베 신조 정권의 야심찬 계획은 오히려 아베 정권의 쇠망을 불러왔다. 전 세계에 확산한 코로나19 사태로 대내외에서 올림픽 개최 취소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무리하게 맺은 계약에 꼼짝달싹 못 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 경제의 기초체력은 약해져 국제 경제 충격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다. 일본 증시는 최근 글로벌 하락장에서 특히나 급락세를 보이고 달러·엔 환율은 '엔고'에 진입하는 100엔대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일본 정부는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 카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지만, 일각에선 그간 경기부양책 남발에 이미 '내성'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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