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43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을 3년 임기 사내이사에 재선임했다. 임기는 22년까지다. 또한 칼 토마스 노이먼, 장영우 등 2명의 사외이사 선임안도 통과됐다. 이들은 감사위원도 맡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책임경영 구현 위한 최적임자...미래 모빌리티 비전 제시
이사회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수석부회장으로서 책임경영 구현을 위한 최적임자"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기술, 수소연료전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미국 자율주행 전문회사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등 자격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주총에 앞서 해외 연기금 6곳이 이사회 독립성 보장 우려, 성별 다양성 보장, 다수 이사 겸직 등을 이유로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했다. 다만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사업 전반을 일관성 있게 지휘했고 이사회도 2회를 제외하고 전부 참여하는 등 주도적으로 활동한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월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하고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는 19일 진행되는 현대차 주총에서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될 경우 본격적으로 총수 바통을 이어받고 미래모빌리티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선 뒤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연결 매출 100조원을 넘었고, 여기에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를 더하면 200조원이 넘는 성과다.
◆전문성 강화한 이사진·주주친화정책 실시 향후 지배구조개편안 추진 포석
정 수석부회장 이외에도 전문성을 강화한 이사진을 구성하고 주주친화정책을 실시해 향후 지배구조개편안을 추진하기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2년전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지만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다만 최근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떠나면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커졌다.
이번 주총에서 추진된 다양한 주주친화정책도 지배구조 개편안에 긍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최초로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로는 장영우 영앤코(Young&Co)대표를 선임했다. 그는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를 거쳐 UBS서울지점 대표 등을 역임한 재무전문가다. 30여년에 이르는 업계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주들의 의견을 대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도 이어간다. 지난해 재무제표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승인하고,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3000원, 우선주 3050원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조원 계획에 따라 올해 3분의 1수준을 매입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은 올해도 추가매입분 중 약 625억원 상당을 소각할 예정이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최고한도액 100억원을 유지했다.
이 같은 주주친화 정책 확대로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 여부도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라 15개 핵심지표를 준수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는 절반도 준수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3분의 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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